법원 "정경심 공소장변경 불허 판사 공격, 재판독립 훼손 우려"

"법리적 검토 거친 결정일 뿐"…재판장 향한 비판에 반박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공소장 변경을 불허한 법원의 결정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판사 개인을 표적으로 삼는 공격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법원이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13일 기자들에게 "사법부의 판단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은 가능하지만, 재판장이 해당 사건의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있다거나 그간 진행했던 사건 중 소수의 사건을 들어 이념적으로 편향됐다고 하는 것은 판사 개인에 대한 부당한 공격"이라며 "재판의 독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검찰의 정 교수에 대한 공소장 변경 신청을 법원이 불허한 것에 대해서는 "해당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의 요건인 '공소사실의 동일성'에 관해 법리적 검토를 거쳐 결정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송인권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딸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사건과 관련한 정 교수의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공범, 범행일시, 장소, 방법, 행사 목적 등이 모두 중대하게 변경돼 (기존 공소장과) 동일성 인정이 어렵다"며 공소장 변경 신청을 불허했다.공소장 변경 신청을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흔치 않은 데다, 관련 대법원 판례 등도 추상적 기준만 제시할 뿐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해 온 터라 이를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도 의견이 다소 갈렸다.

이런 가운데 이 결정을 비판하는 측에서는 재판부의 성향이 편향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충상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1일 공개적으로 이 결정을 비판하면서 "송 부장판사가 정 교수에게 무죄를 선고하려고 작심하고 불허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또 일부 언론은 송 부장판사가 과거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옥중 서신'을 작성·유포한 혐의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사례를 들어 진보 성향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13일에는 한 시민단체가 이런 시각에서 송 부장판사를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날 법원이 발표한 입장은 이처럼 판사 개인을 향한 공격이 도를 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