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中 핀테크도 '쪽박'…IPO 앞두고 기업가치 반토막

당초 8.7조→4.2조원으로
비전펀드 위워크 이어 큰 타격
알리바바, 야후재팬 등 대규모 투자 성공으로 한때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던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사진)이 잇따른 투자 실패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위워크 등에 대한 투자 실패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대규모로 투자한 중국 금융회사마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업가치가 당초 예상치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뉴욕 증시 상장을 앞둔 중국 핑안보험 산하 원커넥트금융기술은 공모가를 기존 책정한 주당 12~14달러 선에서 9~10달러 선으로 낮췄다. 공모 물량도 당초 계획한 3600만 주보다 28%가량 줄어든 2600만 주로 줄였다. 원커넥트는 중국 최대 보험사인 핑안보험 자회사로 블록체인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금융 플랫폼을 금융회사에 제공하는 핀테크(금융기술) 업체다.원커넥트의 계획대로 공모가가 결정되면 원커넥트 기업가치는 36억달러(약 4조2084억원) 수준이 된다. 지난해 소프트뱅크그룹 등 투자자로부터 6억5000만달러를 투자받으며 평가받았던 기업가치 75억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FT는 “원커넥트의 기업가치 급락은 위워크 투자 실패를 경험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 또 하나의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140억달러를 쏟아부은 공유사무실 업체 위워크의 기업가치가 80억달러 밑으로 떨어진 영향 등으로 올 2분기 7043억엔(약 7조5165억원)의 손실을 냈다. 최근 비전펀드는 투자한 지 2년도 안 돼 미국의 애견 산책 대행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웨그랩스 지분 약 50%를 매각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