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남북관계 경색 등을 이유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유치 신청을 철회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023 여자월드컵 유치계획서(비드북) 제출 시한인 13일 유치신청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FIFA에 유치신청서를 제출했던 축구협회는 당시와 남북관계가 달라진 데다 FIFA의 새 대회 운영 규정이 국내법과 상충하는 부분이 있어 대회를 유치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철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축구협회는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의 권유로 남북 공동개최를 추진하면서 북한과 협의할 기회가 없었던 탓에 일단 한국만의 단독 개최로 유치신청서를 낸 바 있다. 이후 FIFA가 공동개최를 지원하고자 북한과 지속해서 협의하려고 노력했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진척이 없었고 공동개최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축구협회는 차선책으로 단독 개최를 추진해왔지만 이번에는 FIFA의 새 대회 운영 방식이 국내법에 저촉되는 점이 발견됐다.
FIFA는 개최국의 대회조직위원회가 대회를 주관하는 기존 모델을 폐지하고, FIFA가 의결권의 과반을 행사하는 별도 법인을 설립해 직접 대회를 주관하는 방식을 이번 대회부터 시행키로 했다. 이런 FIFA의 새 대회 운영 방식은 정부가 조직위를 통해 대회에 인적·물적 지원을 하도록 한 국제경기대회지원법 조항에 어긋난다.
특히 대회를 치른 뒤 남은 조직위의 '잔여재산'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되도록 규정한 국제경기대회지원법 제9조 6항이 '대회 수입에 대한 모든 권리는 FIFA가 갖는다'는 FIFA의 새 규정과 정면충돌하는 점이 가장 큰 난제였다고 축구협회는 설명했다.
또 FIFA가 전체적인 시설 기준을 남자 월드컵과 동일한 수준으로 높인 것도 대회 유치에 도전하는 데 장애가 됐다. 축구협회는 "경제적 효과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강화된 시설과 그에 따른 보증을 요구하는 FIFA의 요청을 지자체가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