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심근경색 치료법 개발하고도 환자에 적용 못해"

서울대병원 "유효성 입증 불구 비전문적 심사에 가로막혀"…이달말 최종평가
심근경색 환자의 심장 괴사를 막는 줄기세포 치료법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기 위한 최종평가를 앞두고 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줄기세포 치료법 '매직셀'을 개발하고 올해 2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에 신의료기술 평가를 신청했다.

심근경색 환자들은 표준적으로 혈관을 뚫어주는 스텐트를 삽입하는 시술을 받는다.

하지만 스텐트 시술을 받더라도 일부 심근은 손상된 상태로 남아있고, 심근경색 이후에도 심근 손상이 진행돼 심부전 등을 겪게 된다. 매직셀은 이런 심근 손상을 개선하는 치료법이다.

스텐트 시술 이후 환자 심장에 환자의 말초혈액 줄기세포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 줄기세포에서 나온 이로운 인자들이 심근세포 재생을 도와 심장 괴사를 막는다. 관련 연구결과는 지난 12년간 '란셋'(Lancet),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 등 국제학술지 16편에 게재됐다.

하지만 매직셀은 현재 환자에게 적용할 수 없다.

새로운 의술이 임상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신의료기술 등으로 인정받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신의료기술 평가위원회는 이달 말 매직셀에 대한 최종심사를 할 예정이다.

다만 지난달 예비심의에서는 유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매직셀이 제한적 신의료기술로 선정돼 2014년 10월 1일부터 2017년 9월 30일까지 임상을 시행한 결과, 심장 기능이 개선된다는 유효성이 일관되게 입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평가위원회에서는 매직셀이 스텐트와 비교해 좋은 점이 무엇인지 입증하라고 한다"며 "매직셀은 스텐트 시술 이후 환자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이뤄지는 추가적인 치료인데 평가위원회가 개념 자체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매직셀의 효과와 안전성은 저명한 국제학술지를 통해 학술적으로 입증됐다"며 "그런데도 전문성이 부족한 평가 절차로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