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평양주재 영국대사 "北, 장거리미사일 발사할 가능성 있어"

"비건 방한, 경색 타파하기 역부족…남북 관여의 문 닫혔다"
존 에버라드 전 평양주재 영국 대사는 북한이 한동안 중단을 약속했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에버라드 전 대사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북한의 최근 서해위성발사장 시험을 보면 그동안 유예해 왔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을 추정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인터뷰가 북한이 우리 시각으로 13일 밤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단행했다고 밝히기 전 이뤄진 만큼 북한의 지난 7일 동창리 시험을 지칭한 것이다.

북한은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앞뒀던 지난해 4월 20일 노동당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경제건설에 집중하겠다면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발사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에버라드 전 대사는 이어 15일 방한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북미 간 긴장을 풀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는 "비건 대표가 매우 똑똑한 분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어느 한 개인이 현재 (미북 대화의) 경색 국면을 타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북한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줄 것이라고 믿었던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라는 외교적 방법이 막혔기 때문에 새로운 조치를 해야 한다고 결정한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이 지금 북한에 양보하는 것을 왜 그렇게 내키지 않아 하는지 충분히 이해한다.매우 나쁜 행동들에 대해 보상을 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라면서도 "북한의 긴 요구사항 목록 중 일부를 들어주는 것 이외에 북한이 택한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외교적 조치가 아직 남아 있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대화 전망은 솔직히 말해 매우 나쁘다.북한이 대화와 외교에서 지난 2017년과 같은 대립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며 암울한 전망을 했다.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남북한 관여의 문은 이미 완전히 닫혔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화에는 더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시 중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장거리미사일 등이 중국을 향한 것이 아니라는 걸 잘 아는 중국은 미국을 위해 대북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에버라드 전 대사는 2006년 2월 평양에 부임해 2008년 6월까지 근무했다.이후 칼럼니스트, 다큐멘터리 영화제작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