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노리다 '낭패'…분산투자 기본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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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WM star 자문단과 함께하는 자산 관리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고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좋은 투자처를 찾으려는 고객들의 갈망이 크다. 부동산과 금융자산을 어떤 비중으로 가져갈 것인지, 금융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과거에 상담했던 고객 중 아흔을 바라보고 있는 고령의 남성이 있었다. 자산은 부동산이 거의 유일했다. 고령이지만 신체의 움직임이 좀 느렸을 뿐, 판단력과 상황에 대한 분별력은 매우 뛰어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고객은 서울 요지에 작지 않은 임대용 부동산을 가지고 있었다. 이곳에서 나오는 임대료로 충분히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소유하고 있는 건물은 평생을 아끼고 절약하며 이루어낸, 어쩌면 필생의 역작이라고 여기고 있는 듯했다.하지만 이 고객에게도 커다란 고민이 있었다. 이미 출가한 3남매가 있었고, 본인 나이를 고려해 자녀들에게 증여를 생각하고 있던 차였다. 그러나 건물에 대한 애착이 너무나 커서 팔기를 망설였다. 하지만 무작정 팔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대로 준비없이 상속했다가는 상속세를 낼 재원이 없는 자녀들이 급한 마음에 제값을 못 받고 매각하는 등 어려움에 빠질 수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머리로는 팔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영 마음이 내키지 않는 듯 보였다.
KB금융경영연구소의 ‘2019 한국부자보고서’에 수록된 한국 부자의 총자산 구성비를 보면 부동산 자산이 53.7%, 금융자산이 39.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비슷한 보고서 내용을 확인해도 대략 부동산 자산이 50%대, 금융자산이 40%대로 나타난다.
위 사례를 통해 꼭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만약 고객이 일찍부터 전체 자산 중의 일부를 금융자산에 분산했다면 고민은 상당히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향후 부동산 자산의 처분 시 납부해야 할 상속 및 증여세 재원을 미리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최근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역시 분산투자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보여준다. 어떤 고객은 주택구입자금을 단기로 운용해보기 위해, 어떤 고객은 퇴직금을 불리기 위해 가입했다고 한다. 전 재산을 DLF에 투자한 사례도 있었다. 연 1%대의 정기예금 금리에 만족하지 못해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찾으려 했던 투자자들의 심정이 이해되기는 한다. 그러나 투자의 기본인 분산투자 원칙을 지켰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라는 투자격언을 시대에 뒤떨어진 ‘아재의 말’ 정도로 깎아내리기도 하는 요즘이다. 그러나 선배들의 경험과 지혜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가장 기본적인 투자원칙임을 부정할 수 없다. 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자산이 분산됐더라면 어려움의 강도는 훨씬 적었을 것이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분산투자 원칙을 지키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하태원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P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