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판 키우는 은행, 해외인력 40% 늘렸다

4대 은행 해외인력 1만6029명 역대 최대

우리銀, 6533명으로 업계 1위
신한銀 10명중 4명 베트남에
KEB하나銀, 추가 파견 추진
"내년 동남아 투자 더 늘어날 것"
국내 4대 은행의 해외 인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내 직원을 잇따라 해외로 파견하고, 현지 인력도 대거 채용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해외 인력 일제히 늘려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국민·KEB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해외 인력은 지난 9월 말 1만6029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2년 전인 2017년 말 1만1422명에 비해 40.3% 불어났다. 지난해 말(1만4620명)과 비교하면 9.6% 증가했다. 각 은행이 글로벌 확장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 데 따른 변화다.

4대 은행 중 해외 인력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의 해외 인력은 총 6533명에 달한다. 신한은행(4768명)이 두 번째로 많고 KEB하나은행(3791명), 국민은행(937명) 순이다.

2017년만 해도 신한은행(3936명)에 이어 두 번째로 해외 인력이 많았던 우리은행(3887명)의 확장세가 두드러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해외에서 성장하려면 현지 영업기반을 확대하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해 관련 인력을 더 배치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2017년 3936명에서 지난해 4541명, 올해 4768명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해외 인력을 늘려왔다. KEB하나은행의 해외 인력은 3791명으로 지난해 말(3446명)보다 10.0% 증가했다.국민은행은 해외 인력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 2017년 544명에서 지난해 752명으로 늘린 데 이어 지난 9월 말 937명까지 확보했다. 4대 은행 중 인력 규모가 가장 작은 만큼 빠른 속도로 인력을 확충하는 추세다.

베트남·중국 공략한다

이들 은행의 인력이 집중적으로 투입된 곳은 베트남과 중국이다. 신한은행은 전체 해외 인력의 38.9%에 달하는 1857명이 베트남에서 일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해외에서 거두는 순이익에서 가장 비중이 큰 곳도 베트남(33%)이다. 신한베트남은행(신한은행 베트남법인)의 현지 지점은 총 36개다. 올해에만 6개 지점을 새로 열었다.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을 통틀어 영업점 수가 가장 많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베트남을 글로벌 사업 핵심 기지로 삼고 있다”며 “매년 영업망을 5개 이상 추가할 계획이어서 관련 인력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올 들어 베트남 인력을 집중적으로 늘렸다. 지난해 3개였던 베트남 지점이 올해 13개까지 늘었다. 국민은행은 미얀마, KEB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와 중국에 많은 인력을 두고 있다.4대 은행 모두 해외 인력의 80~90%는 현지인이다. 현지 고객을 공략하려면 현지인이 나서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인력의 97.7%가 현지인이다.

내년에도 해외 인력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KEB하나은행은 내년 ‘글로벌 빅 브랜치’ 전략을 실행하고 지점을 신설하기 위해 조만간 직원 50명을 해외에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국민은행도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데 힘을 싣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전사적인 협업 체계를 만들고 관련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 대부분 동남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내년 핵심 과제로 꼽고 있다”며 “관련 인력 투입이나 투자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