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룡 이미지마이닝 대표 "아이들 스크린스포츠 시스템 개발…유치원서 러브콜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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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타트업1년 중 미세먼지 등으로 학교 야외수업이 불가능한 수업일수는 평균 약 50일. 전체 수업일수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최근 실내 체육활동이 각광받고 있는 이유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 등 정부부처도 실내 체육활동 활성화를 위해 고심 중이다.
스크린스포츠가 대체재로 각광받고 있다. 스크린스포츠 시스템을 보급하는 하태룡 이미지마이닝 대표(46)는 덕분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 대표는 “전시회 참여 요청이 늘고 있다. 불러주는 데가 있다는 게 늘 감사하다”고 말했다.한 번에 ‘멀티 플레이 가능’한 시스템
이미지마이닝의 대표 제품인 ‘플레이콘’은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 연령대를 위한 스크린스포츠 시스템이다. “목표물을 센서가 추적하는 일반 스크린스포츠 시스템과 달리 플레이콘은 화면 자체가 센서다. 화면을 하나의 큰 스마트폰 터치스크린으로 생각하면 된다”는 게 하 대표의 설명이다.
차별점은 가성비다. 비용이 600만~700만원 사이로 수천만원대인 기존 제품보다 월등히 적다. 주먹만 한 센서 두 개와 프로젝터, 하얀 벽,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든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플레이콘의 핵심 기술은 사람의 행동을 디지털 정보로 인식하는 ‘비전 테크놀로지(vision technology)’다. 축구나 핸드볼은 물론 움직이는 사물을 공으로 맞추거나, 영어단어 카드를 터치하면 점수를 획득하는 게임 등 다양한 체험 학습이 가능하다. 시장 반응도 좋다. 40여 개 유치원에서 구매를 희망했고 계속해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사업 실패 스트레스에 ‘청각장애’ 얻어
기계공학을 전공한 하 대표는 어릴 때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은 사라진 음악 포털에서 근무하다 2000년대 중반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업 초기 그가 야심차게 준비한 아이템은 전자 칠판. 그는 “크게 말아먹었다”며 껄껄 웃었다.지금은 웃어넘기지만 당시 받은 스트레스로 장애 판정까지 받았다. 그는 청각장애 5급이다. 지금은 보청기를 착용해야 대화가 가능하다.
전화위복이었을까. 새로운 관심 영역이 생겼다. 자신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들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최근 발달장애인들 체육관에 플레이콘을 기증했는데 반응이 예상보다 뜨거웠다. 이제는 장애인 시설에서 먼저 플레이콘 설치를 요청해온다.
“아이들을 위해 플레이콘을 만들었는데 장애인 친구들이 이렇게 좋아할 줄은 몰랐습니다. 노인들의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뿌듯하기도 하고요. 저희 제품을 좋아해주는 아이들과 장애인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뛰어야죠.”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