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중원 기수 유족·노조, 마사회 보존 경마 항의

"장례도 못 치렀는데 돈벌이만 급급…죽음 경마 멈춰달라"
마사회가 지난달 29일 문중원 기수 죽음으로 취소된 경마 경기를 이달 20일 다시 열기로 한 것과 관련해 유족과 노조가 강력하게 항의했다. 문중원 기수 유족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16일 부산 강서구 한국마사회 부산·경남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마사회 보전 경마 결정 취소를 촉구했다.

마사회는 앞서 최근 지난달 29일 문 기수 죽음으로 취소된 경기를 이달 20일 보전 경마로 실시하겠다고 공지했다.

참가자들은 "최소한의 진상 규명과 진정성 있는 사죄를 요구하며 유족들이 장례를 연기하는 상황에서 단 하루의 경주 손실도 보지 않겠다는 것은 투전판으로 변해가는 부산·경남 경마 공원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12월 20일은 연간 경마 운영계획에 예정된 휴장 일정으로 경마기수뿐 아니라, 말 관리사와 시설 운영관리 노동자들의 노동권 침해도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마사회 부산·경남본부 관계자는 "휴장 기간은 예비 경마 기간이기도 하다"며 "보전경주를 해서 상금이 나가도록 원하는 일부 구성원도 있어 보존 경주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유족과 노조는 한국마사회 부산·경남본부 사무실을 찾아가 항의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유족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요구사항이 해결되기 전까지 장례를 무기한 연기하고 있는 상태에서 양측 갈등이 극에 치닫는 모습이다.

앞서 노조는 오는 18일까지 요구사항에 대한 마사회 공식적인 답변을 요청한 상태였다.

노조는 무한 경쟁 체제 경마 진행방식 개선, 조교사와 기수 간 불평등한 계약관계 개선, 마사 대부(조교사 마방 배정) 심사 개선을 요구하며 구체적인 개선안을 요구한 상태다. 지금까지 노조와 마사회는 몇차례 대화를 했지만, 양측 간 입장차가 커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보존 경마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책임자 처벌은 경찰 수사를 지켜본 뒤 진행될 것이고 제도 개선은 다방면으로 의견을 수렴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