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운동선수 3명 중 1명 "폭력 당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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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운동선수 인권실태 조사결과 발표대학생 운동선수 3명 중 1명이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장에서 언어폭력 빈번하게 발생
신체폭력도 일주일에 1~2회 상습적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은 16일 4924명의 대학생 선수를 대상으로 한 '대학교 운동선수 인권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조사 결과 대학생 선수의 31%(1514명)가 언어폭력을, 33%(1613명)가 신체폭력을, 9.6%(473명)가 성폭력을 당했다고 답했다.
조사결과 언어폭력은 주로 경기장(88%)에서 이루어졌다. 언어폭력을 행한 사람은 선배 선수(58%), 코치(50%), 감독(42%)등 이었다.
신체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선수의 15.8%(255명)는 일주일에 1~2회 이상 상습적으로 폭력을 당했다고 답했다.
신체폭력 중 가장 빈번한 행위는 '머리 박기·엎드려뻗치기(26.2%)'였고, '손이나 발을 이용한 구타 행위(13%)'가 뒤를 이었다. 신체폭력은 선배선수(72%)나 코치(32%), 감독(19%)에 의해 발생했다. 신체폭력이 발생한 장소는 기숙사(62%)가 가장 많았다.성폭력을 당했다고 답한 여성 선수가 응답한 성폭력 사례로는 '특정 신체 부위에 대해 성적 농담'을 하거나 '운동 중 불쾌할 정도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당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가슴이나 엉덩이 등을 강제로 만지는 것', '신체 부위를 몰래 혹은 강제로 촬영하는 것' 등 강제 추행이나 불법 촬영에 해당하는 성폭력도 있었으며 성폭행을 당한 경우도 2명이 있었다.
성폭력을 당했다고 답한 남자 선수는 피해 사례로 '누군가 자신의 실체 일부를 강제로 만지게 하거나 마사지, 주무르기 등을 시키는 행위' 등을 언급했다. 여자선수나 남자선수 모두 남자 선배에 의한 피해가 가장 커 이성은 물론 동성 간 성희롱도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선수는 성인임에도 외출·외박은 물론 복장 제한까지 당하는 등 자기 결정권이 침해당하는 사례가 빈번했다.대학생 선수 중 현재 대학교 내 기숙사 등에서 합숙을 하고 있는 선수는 84%였다. 합숙 생활을 하는 선수 중 26%는 '부당하게 자유시간, 외출·외박을 제한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액세서리 착용, 패션 등에 제한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도 25%를 차지했다.
인권위는 "대학생 선수들에 대한 일상적인 폭력과 통제가 더욱 심각함을 확인했다"면서 "합숙소 생활도 과도한 규율과 통제로 인간다운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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