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보다 '핫'한 에어팟…애플에 삼성·구글까지 "웨어러블 시장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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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트너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 2년 뒤 73조로 커져" 전망애플의 무선이어폰 에어팟은 화제성과 고객호응도만 놓고 따지면 간판인 아이폰 못지않게 뜨거웠다.
삼성, 소음차단 무선이어폰 공개…구글, 스마트워치 업체 인수
삼성전자, 구글 같은 글로벌 IT(정보기술) 업체들이 스마트워치·무선 이어폰 등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사업을 앞다퉈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폰 대중화 영향으로 함께 사용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17일 업계에 따르면 IT 업체들은 웨어러블을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고 시장선점 경쟁에 뛰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405억8100만달러(47조4400억원) 규모인 올해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2021년에는 55% 성장한 629억8500만달러(73조68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포화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대신 웨어러블 수요가 커지면서 업체들이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갤럭시 신제품 공개(언팩) 행사에서 '노이즈 캔슬링(소음 차단)' 기능을 추가한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노이즈 캔슬링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음을 없애거나 줄여주는 음향 기술. 외부 소음 파장을 분석해 이와 반대되는 음파를 만들어 소음을 잡는 원리다.몇 년 전 고가 음향 장비에 이미 채택된 기술이지만 최근 들어 일반 소비자가 사용하는 제품에도 대거 탑재되고 있다. 지난 10월 애플이 내놓은 무선 이어폰 '에어팟 프로'가 대표적이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적용된 에어팟 프로는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때문에 애플의 지난 3분기 에어팟 프로를 비롯한 웨어러블 매출은 65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4.4%나 늘었다. 같은 기간 아이폰 매출이 10%가량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글로벌 무선 이어폰 판매량은 올해 1억2000만대에서 내년 2억3000만대로 90% 이상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애플과 삼성이 장악하고 있는 스마트워치는 내년 구글이 뛰어들면서 한층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최근 세계 3위 스마트워치 업체 '핏빗'을 2조4600억원에 인수했다.
핏빗은 하루 걸음 수나 달린 거리, 소모된 칼로리, 심장 박동수,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 등 헬스케어 정보들을 세분해 디지털화하는 스마트워치로 유명하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구글을 인터넷 플랫폼으로 삼고 핏빗을 웨어러블 플랫폼으로 삼아 둘을 결합해 시너지를 낼 복안이다.구글은 그동안 스마트 스피커 '구글 홈'과 산업용 제품 '구글 글라스' 등을 선보였지만 스마트워치는 만들지 않았다.스마트워치 시장은 현재 애플이 전 세계 판매량의 5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15% 수준 점유율로 뒤쫓는 형국이다.
애플은 무선이어폰과 스마트워치를 넘어 각각 2022년, 2023년 출시를 목표로 증강현실(AR) 헤드셋 및 AR 글래스를 개발 중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AR은 애플의 차세대 주류 기술"이라며 "수억 명의 소비자가 AR을 체험하면 대단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애플은 AR 웨어러블이 상용화될 경우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명품 브랜드들이 선보이는 런웨이쇼 등을 AR로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