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VR 1mm씩 쪼개 만든 K5…"정의선 직접 VR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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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연구소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 공개
▽ 36개 모션센서 VR로 신차 완성도 반영
▽ 내년 모든 신차에 설계·디자인에 VR 도입
▽ 부담없고 빠른 혁신적 시도 가능해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지난 17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기술연구소에서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의 일환으로 VR을 활용한 디자인 품평장과 설계 검증 시스템을 공개했다. 품평장엔 36개 모션캡쳐 센서가 설치돼 있었다. 평가자들의 위치와 움직임을 1mm 단위로 감지해 VR에 반영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직접 VR 디자인 품평장에서 신차 디자인을 확인한다"며 "향후 출시되는 신차는 모두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그룹은 내년부터 출시되는 모든 신차에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가 도입된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차는 지난 7월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본부 조직체계를 ‘아키텍처 기반 시스템 조직’으로 개편했다. 그 일환으로 ‘버추얼차량개발실’을 신설하는 등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도 준비했다.
도심주행, 고속도로, 경사로, 터널 등 다양한 조건의 가상 환경 주행을 통해 운전자 시야를 더 확보했고 험로 주행 환경을 만든 뒤 부품과 엔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간섭을 방지하는 등 초기 단계부터 설계 결함을 없앴다. 연비 향상을 위한 차량 내외부 공력 테스트, 조작 편의성 등의 가상 검증도 이뤄졌다. K5 외에도 수소 전용 대형트럭 콘셉트카 ‘넵튠’, 현대차 8세대 쏘나타 등이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거쳤다.
현대차·기아차는 선행 디자인 모델을 일일이 실물로 제작하는 비용·시간 등의 자원 소모를 줄이고, 부담없이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는 VR을 통해 고객들에게 가장 가치가 높은 차량을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차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가 연구개발 전 과정에 완전 도입될 경우 신차개발 기간은 약 20%, 개발 비용은 연간 15%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