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지를 향한 질주…선거구 획정 없이 시작된 총선 레이스(종합)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자 등록 첫날…전국서 등록 러시
"선거가 코 앞인데 어디에 출전할지 모른 채 선거운동…"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예비 후보 등록 첫날인 17일 전국 각지에서 '여의도 입성'을 꿈꾸는 출마자들이 앞다퉈 등록했다. 예비 후보 등록일까지 선거법 개정을 위한 여야 협상이 난항을 겪는 탓에 선거구가 아직 획정되지 않아 일부 후보자들은 불만을 호소하기도 했다.

선거구 획정 결과에 따라 본인이 출마하고자 했던 선거구가 아예 없어지거나 통폐합될 수도 있어 예비 후보들은 여야 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산 남구을 선거구 출마를 선언한 오은택 시의원(자유한국당) "아직 선거법이 확정되지 않아 남구 2개 선거구가 유지될지 통합될지 알 수 없다"며 "국민 뜻에 반하지 않는 선거법과 공천룰이 정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시 지역구 분구를 염두에 두고 출마를 준비한 한 후보는 "선거가 코 앞인데 어디에 출전할지도 모른 채 선거운동을 시작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정치신인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 "내가 후보 등록 1등"…예비후보 등록 시작
예비 후보자들은 아침부터 각 지역 선거관리위원회 문을 두드렸다.

대구에서는 오후 4시 현재까지 22명이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대구 수성구선관위에는 오전 9시께 자유한국당 소속인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과 정순천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이 나와 등록을 마쳤다.

이 전 청장은 "민주당에 빼앗긴 의석을 되찾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수성구민 자존심을 되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전재수 의원(더불어민주당)과 박민식 전 의원(자유한국당)이 나란히 북강서 갑 예비후보로 등록해 4번째 대결을 예고했다. 자유한국당 김척수 전 시의원과 김장실 전 국회의원은 사하구 갑에 등록해 당내 경쟁을 펼친다.

노동자 유권자가 많아 보수정당에 험지로 꼽히는 창원성산에는 자유한국당 인사 2명이 먼저 등록했다.

창원성산에서 4번이나 금배지에 도전한 강기윤 당협위원장과 첫 도전에 나선 최응식 전국노동위원회 부위원장이다.

경남 최다선(5선) 이주영 국회부의장(자유한국당) 지역구인 마산합포에는 같은 당 최형두 전 국회 대변인, 더불어민주당 박남현 전 청와대 행정관이 등록했다.

오후 4시 현재 울산 예비후보 등록자는 16명이다.

중구에 박향로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위원장과 문병원 전 시의원·이동우 전 울산시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본부장·정연국 전 대통령 비서실 홍보수석실 대변인(한국당), 이향희 노동당 당협위원장이 각각 등록했다.

또 동구 예비 후보 명단에 김태선 전 민주당 울산시당 사무처장과 강대길 전 시의원·권명호 전 동구청장·안효대 전 국회의원(한국당)이 이름을 올렸다.

경기도 군포시 선관위에서는 심규철 전 의원(자유한국당)이 등록하고 재선 도전 채비를 했다.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충북 보은·옥천·영동에서 당선된 바 있는 심 예비후보 측은 "군포 갑이 군포 을과 통합되더라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했다.

군포시 선관위는 "내년 초 선거구 획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며 "선거구 2곳이 하나로 통합된다면 이미 등록한 예비후보 선거구 표기를 다시 분류할 수밖에 있겠느냐"고 말했다.

남양주 을에는 그동안 관심을 끈 김봉준 전 청와대 인사비서관이 더불어민주당 예비 후보로 등록한 뒤 출마 기자회견을 했다.
강원도에서도 오후 18명이 등록했다.

전국 최대 공룡선거구로 황영철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무주공산이 된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에는 한기호 전 국회의원(자유한국당)과 전성 변호사(더불어민주당)가 예비 후보로 나섰다.

국회의원 3명을 뽑는 제주에서는 오전 9시께 제주시갑에 박희수 전 제주도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이 예비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인천에서는 오후 3시 현재까지 15명이 예비후보 등록 서류를 냈다.

남영희 전 청와대 행정관(더불어민주당)은 미추홀 을, 김지호 당협위원장(자유한국당)은 남동구 을에 가장 먼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충북 8개 선거구에서는 오후 4시 현재 14명이 등록을 마쳤다.

충북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청주 상당구에 정정순 당협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오전 8시 50분께 등록한 데 이어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자유한국당)이 10시 30분께 등록 절차를 밟았다.

충북에서 유권자가 가장 많은 청주 흥덕구에 출마하는 자유한국당 김양희 당협위원장은 오전 8시가 채 되기도 전에 선관위를 찾았다.
◇ "누가 나올까"…알려진 '이색 후보'
호남에서 유일하게 진보정당 후보로 순천에서 재선(18·19대)에 성공한 바 있는 민중당 김선동 전 의원도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이정현 의원이 순천에 보수 여당 깃발을 꽂는 계기가 된 '국회 최루탄' 사건 장본인이다.

부산 사상구 선관위에서는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지낸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이 등록했다.

여성 정치 신인으로 민주당 금정구 지역위원장인 김경지 변호사와 수영구 지역위원장인 강윤경 변호사도 후보 등록을 마쳤다.

국회의장 비서실장을 지낸 이수원 자유한국당 부산진구갑 당협위원장은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나서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대구에서는 경찰 출신인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과 이상식 전 대구지방경찰청장이 달서 병과 수성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의원 지역구인 대전 대덕구에서는 동갑내기로 오랫동안 더불어민주당에서 한솥밥을 먹은 박영순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과 박종래 전 대덕구 지역위원장이 오전 9시께 동시에 등록했다.

이들은 악수는 했지만 서로 덕담은 물론 인사말도 건네지 않아 본선 진출권을 놓고 치열한 경선을 예고했다.
4선인 자유한국당 신상진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 중원에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인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전북 전주 갑에서는 김윤덕 전 국회의원과 김금옥 전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이 대결해 관심을 끈다.

김 전 의원은 전북·전주 현안을 해결하는 집권당의 힘 있는 재선 의원, 김 전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의 개혁 완수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각각 내세웠다.

전북대 운동권 출신인 이들은 한솥밥을 먹던 사이였지만 공천을 두고 양보 없는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됐다.

울산남 갑에 출마하는 최건 변호사는 같은 지역구에서 16·17·18대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최병국 전 국회의원의 아들로 3선에 도전하는 이채익 국회의원(자유한국당)과 경선에 나설 예정이다.

문희상 국회의장 아들로 주목받은 문석균 더불어민주당 의정부 갑 상임부위원장은 등록 시점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봉준 전 청와대 인사비서관이 남양주 을, 최성 전 고양시장이 고양 을에 더불어민주당 예비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3선에 도전하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자유한국당)는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에 출마하기 위해 거창군선관위에 예비 후보 등록을 했다. (이우성, 박영서, 이정훈, 정경재, 장영은, 변지철, 김도윤, 한종구, 신민재, 조정호, 심규석, 장덕종, 김선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