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대담 청.진.기] (2)-下 "주 52시간제는 노동 아닌 국민 삶의 문제다"

[청년 진보들과의 기막힌 대담(청.진.기) ②-下]
장경태 민주당 청년위원장 "3대 국정농단? 민정이 할 일 한 것"
한민호 정의당 강서위원장 "대통령 권력집중이 만든 구조적 문제"
※앞선 내용은 [청년 진보들과의 기막힌 대담(청.진.기) ②-上 中]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주 진행됐던 보수 청년들과의 대화는 [도발적인 우파 청년들의 미래 설계(도.우.미) ②-上 中 下] 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청년 진보들과의 기막힌 대담(청.진.기) ②-上 中]에 함께했던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긴급 기자회견 일정으로 인해 下편에는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청년위원장,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한민호 정의당 강서위원회 지역위원장(왼쪽부터)이 정치 현안과 청년 정치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지방선거 이야기를 해보자. 더불어민주당에서 곧 영입 인재들도 공개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현역 구청장들의 출마 움직임으로 지역에서 잡음이 들리는 모양새인데, 대표적으로 용산이 그렇다(대담 직후 성장현 용산구청장 불출마 선언). 민주당은 당대로, 지역구에서 경쟁하는 당은 그 당대로 이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청년위원장(이하 장) : 저희 당론은 현역단체장은 총선에 나오지 말라는 것이다. 이해찬 대표도 이미 말씀을 하셨다. 저희는 현역단체장이 임기 중단을 하고 나오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

한민호 정의당 강서위원회 지역위원장(이하 한) : 본인들이 4년 동안 하겠다 하고 당선이 됐는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안 나오는 게 맞다.장 : 3선 구청장은 후에 할 일이 없으니까 더욱 그러는 것 같다. 현역단체장들은 총선 후보자들이 약하다고 판단했을 때 직접 선수로 뛰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한 : 정치공학적 고민을 하는 것인가.

장 : 이번 아니면 한 번 더 할 수가 없으니까 그런 고민을 하는 것 같다. 당에서는 단체장들의 출마 자제하기를 요청하고 있다.한 : 국민들과의 약속은 지켜야 정치불신도 낮아지는 것이다.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하명수사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건, 우리들병원건을 갖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었다. 정부가 흔들릴만한 건들로 볼 수 있겠는가.

장 : 울산의 경우는 두 가지 경우 아닌가. 민정수석실에서 간 건이 있고, 하나는 자치분권비서관실에서 간 건이 있다. 민정 건은 고래고기 사건으로 인해 울산 검경의 갈등을 교통정리 한 것이다. 자치분권비서관실에서 간 건도 울산 공공병원 관련 공약 내용이었는데 이는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내용이다. 울산시 캠프에서도 무조건 공약을 할 수가 없으니 자문을 구했다는 것이다. 울산과 부산을 검찰이 털고 있는데 지금 검찰이 선거 개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유 전 부시장 건의 경우에도 민정에서 직접조사를 했다면 그게 더 큰 문제다. 민정은 원래 정보 담당 부서다. 울산의 경우에도 8월에 소셜미디어(SNS)상으로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건설업자들의 결탁이 제보됐었고 9월에도 제보가 들어왔다. 그래서 공정거래위원회로 이첩한 것뿐이다. 송병기 전 부시장의 제보가 있었을 때도 경찰청으로 이첩했을 뿐이다. 유 전 부시장 건도 금융위원회로 이첩을 했다. 직접조사를 했거나 이첩을 했다면 그것이 문제다. 유 전 부시장의 경우 엘리트 행정고시 공무원인데 옷 벗으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것보다 큰 징계는 없다. 이걸 어떻게 하명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비위 사실이 있었는데 뭉갰으면 그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받았을 것이다.

한 : 이첩하는 것은 맞는데 청와대에 보고를 하는 것이 또 문제가 되고 있다.장 : 보고라기보다 어떻게 조치를 했는지 전달 받았을 뿐이다.

한 : 한 두 번이 아니고 계속 보고를 주고받았다고 하니까 그것이 문제라는 비판이다.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은 조국 당시 민정수석에게 받아서 진행했다는 진술도 했다. 민정에서 시작되는 건인데 어느 선까지 연결되는지 예측이 안 되니까 더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장 : 박 전 비서관 검찰 진술은 사실 확인이 안 된 내용이다. 검찰에서 악의적으로 편집해서 흘린 것이다. 지금 이간질하는 것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인 회의에서 결정한 것은 당연히 감찰 결과를 보고 받는 자리다. 마치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조 전 장관의 진술이 다른 것처럼 이간질이 되고 있다.

한 :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에 윤 총장 버닝썬 의혹, 조국 일가 비리 의혹, 울산 하명수사 의혹 등 이 정도가 민정에서 관련된 사건들이다. 비슷한 시기에 이렇게 많은 사건이 나오는 것은 정권에 위험이 될 수도 있는 사안들이다. 이를 어떻게 대처하는지 중요하게 바라봐야 할 것이다. 거기에 검경 갈등 등도 녹여져 있다. 개개인의 비리나 권력 남용은 아니라고 본다. 이게 청와대로 집중된 권력 구조의 문제로 인해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정부 당시 문고리 3인방 문제도 같은 논리 아니겠는가. 대통령에게 힘이 집중되다 보니 권력과 정보가 모이고 청와대는 내부에 묶이게 되면서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벌어진 것이다. 청와대가 힘을 빼고 비서실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히려 참여정부와 국민의 정부 당시에 비서실이 확 늘었다. 의회와 정당이 힘을 더 가져가는 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개개인의 잘못으로 몰아가면 똑같은 일이 또 벌어질 것이다.
◆지금 정부 들어서서 제기되는 각종 논란이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시스템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장 : 그러한 논리는 종합편성채널 패널들의 논리라고 본다. 종편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드루킹, 유 전 부시장, 울산 하명수사, 버닝썬 이것들을 4대 백 전 비서관 리스트라고 하더라. 민정은 그런 일을 하는 곳이다. 인사 검증도 해야하고 비위 사실 첩보도 받아야 하고 그러면 경찰청과 검찰과 국정원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로 귀결된다. 대통령을 보좌하려면 관련 업무는 수행할 수 밖에 없다. 청와대가 크다고는 하지만 백악관이 더 크다.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당연히 비서실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정당과 국회의 권한을 강화하려면 의원내각제로 가야한다. 우리 국민들은 의원내각제보다 대통령 직접 선출을 원한다. 동아시아 정세가 급변하다 보니 결정권한은 보다 합리적이고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대통령과 비서실이 존재하는 것이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국회에서 가동된다고 보자. 얼마나 끔찍하겠는가. 국회 정보위원장이 언론에 엄청난 내용들을 흘릴 것이다. 북한과 중국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를 침범하는데 국회에서 이를 논의해서 대응할 수 있겠는가 싶다. 아직은 우리가 대통령제 국가로 가야 하는 부분들은 있는 것이다. 다만 청와대가 더이상 국정농단은 할 수 없도록 법은 잘 지키고 조금 더 투명해졌으면 좋겠다고는 생각한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또 불투명한 부분은 없다고 본다. 오히려 드루킹은 경남, 하명수사는 울산을 공격하는 논리다. 울산을 현 송철호 시장에게 단독 공천을 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영남은 약세지역이다 보니 부산 울산 경남은 다 단독 공천을 했다. 울산만 그렇게 한 것이 아니다. 백 전 비서관 리스트라는 게 검찰이 선거 개입을 하는 리스트다. 자유한국당에 과반을 만들어주려는 선거 개입을 오히려 검찰에서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한 : 권력 구조 이야기는 나중에 또 따로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대통령제라는 것은 왕이 있을 당시의 유산이라고 본다. 왕이 없어지고 국민들의 대표를 의원들이 의회에서 자신들을 대변하는 싸우는 것이 민주주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신은 아니다. 개인이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없다고 본다. 아무리 대통령이 지식이 뛰어나고 정책 능력이 뛰어나도 지역과 맞닿고 있는 것은 정당이고 의회다. 그러한 지역조직이 있고 정무적 지식이 있는 의회의 역할을 더 키워줘야 한다. 청와대가 지금 받는 의혹들이 분명히 억울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검찰이 무리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충심이라고 했는데 청와대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장 : 검찰부터 이야기하면 윤 총장이 또 모든 것을 결정하는 구조가 아니다. 집단 이기주의가 존재하는 집단이다. 윤 총장도 하고 싶은 것은 있지만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못한다. 본인도 집단의 이익을 고려하면서 움직일 것이다. 조직 내에서 배신자 소리는 듣기 싫을 것이다. 검찰을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검찰이라는 조직 생리를 깨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제는 왕을 교체한 제도다. 의원내각제 국가들은 왕이 다 있다. 왕이 없는 국가들은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하고 있다. 대통령제를 만들지 못한 국가들은 다 왕이 있다.

한 : 최고통수권자가 권력을 왕이 예전에 있었던 것처럼 이어져 내려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장 : 의원내각제가 맞는지, 대통령제가 맞는지는 논의가 더 있어야 할 것이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청년위원장,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한민호 정의당 강서위원회 지역위원장(왼쪽부터)이 정치 현안과 청년 정치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중요한 사안들에 대해서는 직접 브리핑하겠다고 밝혔다. 의외로 직접 브리핑 횟수도 적었다. 특히 위의 건들, 조 전 장관 사태에 대해서 직접 입장을 내야 한다고 지적하는 이들이 있던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장 : 이런 사항들은 대통령이 직접 나설 건은 아니라고 본다. 유죄가 확정되지도 않았다. 유죄가 확정 나면 대국민 사과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일개 공무원들의 행보를 대통령이 굳이 나설 이유가 없다. 조 전 장관 이슈 때는 수석보좌관회의 공개회의 때 발언을 하셨다.

한 : 일단 할 수 있으면 하는게 좋다고 본다.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비공식 기자간담회를 100회 넘게 했더라. 이명박 대통령도 20회를 했다. 문 대통령도 단 3번으로 그쳤다. 대통령이 기자들을 많이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눈과 귀가 기자들이다. 기자들은 국민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주는 존재다. 대통령이 기자들을 만나지 않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장 : 언론의 역할이 달라졌다. 횟수는 중요하지 않다. 이 전 대통령 경우 질문지와 질문자가 다 짜여졌었다. 이런 것들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번 정부는 각본 없는 대화를 하고 있다. 전에는 메이저 언론만 질문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지역 언론도 질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한 : 질문자 선정을 해서라도 기자회견을 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게라도 평가를 받는 것이다.

장 : 선정하는 것은 반대다. 질문자를 선정하는 것은 질문까지 선정한다는 것이다.

한 : 기자회견을 안하는 것보다는 그게 낫지 않냐는 것이다.
◆지난 6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 주 52시간 발언도 논란이 많이 됐다. 이에 대한 의견은 어떤가.

장 : 황 대표가 검사로서 너무 꽃길만 걸어와 공감 능력이 제로인 것 아닌가 싶다. 자기 아들 스펙도 안된다고 하다가 취업 잘했다고 자랑처럼 이야기한 경우도 그렇다. 주 52시간 같은 경우에도 가급적 지켜져야 하는 일이다. 이젠 노동의 문제가 아니고 국민의 삶이 문제다.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문제다. 노동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것은 공감 능력의 제로를 보여주는 워딩이라고 본다.

한 : 황 대표는 원래 그런 분이다. 이 발언뿐만이 아니라 주 52시간이 흐지부지되는 것이 오히려 안타깝다. 고용노동부에서도 주 52시간을 중소기업도 유예한다고 했다. 주 52시간이 어쩔 수 없을 때만 그 이상이 허용된다. 그런데 요건도 더 다양해졌다. 흐지부지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고 싶다. 황 대표와 같은 보수진영의 목소리가 먹힌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장 : 저희는 속도의 문제라고 본다. 방향은 맞는데 속도의 문제일 뿐이다.

한 : 유예기간을 많이 둔 것이 문제다.

장 : 일본이 지난 7월에 우리 경제 망한다고 했다. 외국인 투자자도 엄청나게 빠졌다. 실제로 미국 실리콘밸리 쪽에서 펀드레이징 하는 업체들도 한국 경제 망한다고 했다. 그래도 우리 정부가 효과적으로 잘 방어하고 있지 않은가. 경기성장률도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초반의 불안감은 컸다. 우리 경제가 흔들릴 것처럼 말이다. 그런 부분은 우리가 방어를 잘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노동 문제가 혁신적으로 도입되지 않은 것은 우리도 아쉽게 생각한다. 다만 방향은 일치하고 있다. 일본이라는 과속방지턱이 생겨서 속도만 늦춘 것이다.
◆타다 금지법은 논의 자체가 새로운 플랫폼 사업에 대한 논의로 흐르고 있다기보다 택시업계 이권을 위해 테이블에 오른 논의라는 지적들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는가. 보수 진보, 좌우를 넘어 모두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장 : 혁신경제를 도입하는 과정들이 기존의 산업과 배치되거나 진통이 있다고는 본다. 4차 산업혁명과 핀테크 확 도입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 중국의 경우 현금에서 위챗페이로 넘어갔는데 우리도 그렇게 한다고 하면 엄청난 실업자가 생길 것이다. 기존 산업의 충격을 완화해주는 기간은 필요하다고 본다. 택시도 마찬가지다. 타다가 완전히 합법화되면 택시업계는 끝이 난다. 현행법도 일정한 진입장벽은 있다. 우버가 왜 한 번 실패했는가. 모든 이들이 운송업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혁신경제고 새로운 소득원으로 주목을 받는데 도입은 안 되고 있지 않은가.

한 : 타다가 혁신인지 부터 짚고 싶다. 택시와 다른 게 뭔지 모르겠다. 조금 더 크고, 깨끗하고 손님들에게 말을 안 거는 것만으로 혁신이라 볼 수 있겠는가. 가능성을 보이는 업체들이라면 연구를 더 해줘야 하는데 사양산업에 뛰어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오히려 법의 허점을 파고드는 것 아닌가. 공유경제가 앞으로 더 발전이 되다 보면 노동자 권리를 생각하는 논의도 이어져야 할 것이다. 노동자성이 혁신사업 뒤에 가려져서는 안 될 것이다.

장 : 뭐가 혁신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하셨지만 일정한 혁신은 있다. 단순히 타다의 도입은 깨끗한 환경이 아니고 운송사업자를 등록하는 부분, 택시 면허가 갖는 프리미엄을 타파한다든지 조금 더 소비자의 입장을 고려하는 움직이라고는 본다. 물론 아쉬움은 있다. 택시업계와 건전한 경쟁이 되길 바랐는데 또다시 운송사업을 택시가 독점하는 구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다음주에는 [도발적인 우파 청년들의 미래 설계(도.우.미) ③]가 연재됩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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