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새 14만원 주차요금 폭탄…주차요금 제한없는 대학 방문객 피해 속출

교대역이나 신촌역 등 교통이 혼잡한 곳에 있는 대학들이 과도한 주차요금을 물리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일 정액제를 도입하고 있지 않은 대학에 차를 댓다가 하룻밤에 10만원이 훌쩍 넘는 ‘요금폭탄’을 맞았다는 피해 사례도 나오고 있다.

18일 서울교육대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의 주차 요금은 10분 당 1000원(1시간 6000원)으로 1일 정액요금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이용객이 오후 6시에 주차해 다음날 오후 6시에 차를 뺐으면 이용시간은 24시간, 요금은 14만4000원을 내야한다. 학교 주변이 번화가인 연세대나 성균관대도 1일 정액요금을 도입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두 대학에 차를 24시간 내면 13만8500원의 주차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과도한 주차요금 논란에 대해 대학측은 대학운영상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항변했다. 서울교대 관계자는 "학교내 주차공간이 100대 규모로 교수나 대학원생이 주차하기도 모자라다"며 "혼잡한 교통사정을 틈타 주변 식당이나 기업 방문객들이 학교에 차를 대기 시작하면 학교 운영이 어렵기 때문에 1일 최대 주차요금 제한을 걸어놓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주차요금의 상한선을 두지 않은 것은 수익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주차장이 협소해 주변 주민이나 방문객의 장기 주차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 대학들의 주차요금이 다른 대학과 견주어도 과도하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서울대와 고려대는 각각 4만원과 3만원의 일 최대 주차요금을 받고 있다. 실제로 연세대와 함께 신촌지역에 있는 이화여대와 서강대는 하루 주차비로 최대 3만원과 2만5000원을 받고 있을 뿐이다. 서울교대에 하룻밤 주차를 했다는 박모씨(46) 는 “주차요금이 얼마인지도 몰랐고 들어오기 전에 요금에 대해 안내를 받은 적도 없다”며 “밤 11시 이후에는 차를 빼지도 못하게 주차장을 패쇄하더니 13만원이 넘는 요금을 청구해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금을 지원 받는 대학이 입지를 이용해 주차 장사에 나서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