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사랑받는 韓 전통음악…부지화예술단 내년에 20주년 공연

현지 청소년에 사랑받는 국악…“BTS·블랙핑크 못잖아”
부지화예술단, 내년 1월에 20주년 자선 공연 개최
강현준 대표 “한국의 소리, 계속해서 해외에 소개할 것”
한국 전통 음악이 해외에서 사랑받고 있는 곳은 어디일까? 비행기로 약 네 시간 걸리는 필리핀이다. 매년 필리핀 취약계층 청소년들을 위해 무료 국악 공연을 하는 부지화예술단은 현지 반응이 방탄소년단(BTS)·블랙핑크 등 ‘케이팝(K-POP) 스타’ 부럽지 않을 정도라고 말한다.

강현준 부지화예술단 대표는 19일 “故 임이조 전통무용가와 시작한 무대가 내년에 20주년을 맞았다”며 “한국 전통의 소리가 해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걸 다시금 보여주는 공연을 계획 중이다”이라고 밝혔다. 부지화예술단이 내년 1월14일 필리핀 세부 보이스타운(The Sisters of Mary School-Boys Town)에서 개최하는 ‘K-Arirang 전통 예술 명인·명창전’은 20주년인 만큼 출연진이 화려하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보유자인 이춘희 명창을 비롯, 최경만 명인(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4호 삼현육각 보유자), 유지숙 명창(국가 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전수조교), 김승희 명인(한국전통음악총연합회 회장) 등 국악인 총 50여 명이 출동한다. 이들은 기악 합주, 전통 가야금 산조와 서도, 경기민요, 모듬북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2시간 동안 필리핀 청소년 5000명을 대상으로 한국 전통 음악의 진면목을 보여줄 예정이다.

부지화(不知畵)는 ‘밝은 대낮에 그림을 보고도 알지 못한다’는 의미로, 우수한 국악을 가까이 두고도 자주 접하지 않으면 잘 모른다는 걸 빗댄 말이다. 전통예술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예술인들이 비영리로 참여하는 부지화예술단의 활동은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도 소개된 바 있다.

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