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안철수 돌아오면 전권 주고 대표직 사퇴"

안철수계 의원 만나 제안…安 응답은 '아직'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미국 체류 중인 안철수 전 의원이 복귀할 경우 당의 전권을 넘기고 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18일 밝혔다.손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철수 전 의원이 돌아오면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주고 대표직도 사퇴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의사를 안철수계 의원들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실제 손 대표는 지난 15일 김삼화·김수민·신용현 의원 등 안철수계 비례대표 여성 의원들을 만나 이 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는 이 자리에서 "현 상황에서는 당이 총선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기 어려우니 국민 열망에 부응했던 안 전 의원이 들어와 당을 책임지고 총선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김수민 의원이 전했다.손 대표는 나아가 "바른정당계로 인해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과 통합되는 것은 절대적으로 막아야 한다"며 "우리 당이 '호남당'이나 '도로 국민의당'이 되는 모양새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지난 4·3 국회의원 재보선 참패 이후 당내 비당권파의 퇴진 요구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를 거부하면서 내홍이 이어졌고, 비당권파 중 바른정당계는 현재 '새로운보수당' 창당 수순을 밟고 있다.따라서 '안철수 전 의원 복귀 후 당 대표직 사퇴'라는 손 대표의 입장은 당내 안철수계 등의 이탈을 비롯해 바른미래당이 와해하는 것을 막기 위한 복안으로 해석된다.

일단 '새로운보수당'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안 전 의원이 손 대표의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손 대표가 안 전 대표에게 '모든 요구를 들어주겠다'고 한 만큼 안 전 의원의 결정에 따라 바른미래당은 안 전 의원을 중심으로 전열을 정비, 내년 총선을 치를 수도 있다.다만 안 전 의원은 손 전 대표의 제안에 현재까지 이렇다 할 응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는 통화에서 "안 전 의원이 (미국에서) 돌아올 생각이 있는 것 같다"며 "내가 이야기했으니 안 전 의원도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안 전 의원의 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통화에서 "본인의 연구 활동 일정이 있는 만큼 한국의 정치 일정만 보고 판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소식을 접하면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본인이 변화에 일조할 수 있을지 판단한 뒤 뜻을 정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지난해 6·13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뒤 같은 해 9월 독일 유학길에 오른 안 전 의원은 지난 10월 국내 복귀 대신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스탠퍼드대 방문학자로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