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제재 압력에도…러·EU·우크라, 가스 자원 협력 논의

미국의 제재 압력에도 러시아가 유럽연합(EU)·우크라이나와 가스 자원 협력을 논의하기로 했다.

타스 통신은 18일(현지시간) 러시아와 EU·우크라이나가 19일 독일 베를린에서 가스 자원 협력을 위한 장관급 3자 회담을 개최한다고 전했다.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러시아·우크라이나와 장기적인 가스 운송 협력에 관한 3자 대화가 19일 베를린에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3자 회담은 미래 가스 운송 계약의 기간과 양, 관세 등을 포함하는 정치적 합의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거처 독일 등 유럽으로 연결되는 '노르트 스트림'(Nord Stream) 가스관을 운영 중이지만, 러시아의 국영기업 가스프롬과 우크라이나의 나프토가스의 가스 공급·운송 계약은 이달 31일 만료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EU는 내년 이후에도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러시아산 가스를 유럽에 공급한다는 데 큰 이견이 없지만, 가스프롬과 나프토가스 간 계약 조건과 법정 공방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또 미국 의회가 전날 통과시킨 2020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는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드 스트림(Nord Stream) 2' 가스관과 러시아와 터키를 연결하는 '투르크 스트림' 가스관 건설을 견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노르드 스트림 2는 우크라이나를 거치지 않고 발트해를 통해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며, 투르크 스트림은 러시아 흑해 연안 아나파에서 흑해 해저를 통과해 터키·그리스 국경까지 이어지는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다. 미 의회는 노르트 스트림 2와 투르크 스트림 건설에 사용된 선박을 제재하도록 하고 이를 위한 예산을 내년 국방수권법에 반영했다.

이에 러시아는 미국의 제재가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이 프로젝트들이 완성되기를 바란다"며 "미국의 제재는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모스크바는 물론 베를린이나 파리도 그런 행동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제재는 에너지 가격 인상만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