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트럼프 외교 결실 없어…대북 억제 심각한 전략 고안할 때"

사설서 비판…유엔 안보리 北인권회의 취소 관련 "김정은에 선물 준 것"
"전략 기반않은 매력공세, 트럼프 불안해보여" 대북전략 궤도수정 주장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북한의 대미압박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이 이제는 북한을 억제하기 위한 심각한 전략을 구사해야 할 때라고 강경대응 기조로의 '궤도수정'을 주장했다. '톱다운 케미'에 기반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북 '구애 외교'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미국이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인권회의를 취소한데 대해서도 비핵화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북한의 인권유린을 눈감아준 것이라고 맹비판했다.

WP는 이날 '트럼프가 독재자를 향해 고개를 숙이는 동안 북한의 주민들은 고통받는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극히 개인화된 외교가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이 핵 개발을 향상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독재자를 다 받아줬고, 대북 특별대표는 협상을 애원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북한은 무기 시스템 개발 진전을 자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 겸 부장관 지명자는 방한 중이던 지난 16일 약식회견을 통해 북한에 회동을 공개적으로 제안했으나 응답을 받지 못한 채 한국을 떠났다.

WP는 미국이 지난 10일 예정됐던 안보리의 북한 인권 회의를 취소하고 대신 11일 북한의 위협 고조에 초점을 맞춘 회의를 소집한 데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심각한 인권유린 문제 논의를 차단함으로써 김 위원장에게 선물을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추정되는 김 위원장의 '크리스마스 선물' 경고에 겁을 먹은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WP는 "북한은 강제 수용소를 가진 독재국가로, 핵실험을 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구축하며 해로운 사이버 공격을 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세 차례 만남을 통해 '매력 공세'를 시도했지만, 이는 분명한 전략에 기반한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한 핵무기 포기, 즉 비핵화를 김 위원장에게 요구했지만 김 위원장은 이러한 요구를 무시한 채 그가 갈망해온 '국제적 인정'을 주머니에 챙기는 한편으로 그의 나라가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지원만을 노려왔다고 WP는 비판했다. WP는 북한이 지난 7일과 13일 두 차례에 걸쳐 동창리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하는 등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을 거론, 트럼프 대통령이 불안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1월 방한 당시 국회 연설에서 북한을 '감옥 국가' 등으로 규정하며 열악한 인권실태를 강하게 비판했던 점과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북한 인권 문제를 지적한 점을 들어 "이러한 고통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폭군에 고개를 숙임으로써 유엔에서 이러한 잔혹한 행위들에 대한 공개적 토론을 중지시켰다"고 유엔 안보리의 북한인권회의 취소를 거듭 비판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향 없는 사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비록 늦긴 했지만, 북한을 억제하기 위한 심각한 전략을 고안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