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 위해 한컴오피스 무상 기증…국내선 글꼴 생태계 조성 활동

Cover Story - 한글과컴퓨터그룹

'한글 열풍'의 숨은 조력자
10월에 열린 한글문화큰잔치 전야제에서 한글창의아이디어 공모전 수상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그룹 제공
1990년 한글날(10월 9일)에 설립된 한글과컴퓨터그룹은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된 특별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유명하다. 한글의 가치를 알리고 세계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 ‘한컴식 사회공헌’의 특징이다.

한컴은 우선 세계 곳곳의 재외동포를 위해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재단, 교육부 산하 한국학교 등과 손잡고 한컴오피스를 무상으로 기증하고 있다. 최근까지 16만여 명의 재외동포에게 25억원 상당의 한컴오피스를 전달했다. ‘K팝 열풍’에 따라 한글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이 늘어난 것을 고려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세종학당을 통해 한글 학습에 필요한 각종 교육 기자재도 지원하고 있다.한컴은 또 한글이 지닌 다양한 가치를 발굴하는 ‘한글창의 아이디어 공모전’(세종학당재단 주최)도 후원 중이다. 공모전에 제출된 다양한 아이디어를 대상으로 상품·서비스화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 대련한국국제학교에서 학생들이 지난해 11월 한컴오피스를 활용해 한글교육을 받고 있다. 한글과컴퓨터그룹 제공
국내 학계와 산업계, 지방자치단체 대상으로는 한글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대중화하기 위한 글꼴 생태계 조성 활동에 힘쓰고 있다. 이에 따라 한컴오피스 안에서 한글 서체 플랫폼 ‘한컴에셋’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한글 서체가 각종 기관을 통해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동시에 서체 개발자와 사용자를 빠르게 연결해주는 역할도 한다.올해 한글날에는 국립한글박물관의 ‘한글가족축제’를 함께 진행했다. ‘아래아한글 1.0’ 체험 전시, 1940년대에 개발된 공병우 박사의 세벌식 타자기 전시 등 한글의 디지털화 역사를 입체적으로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다.

축제에서 한컴은 특히 아래아한글 1.0 전시에 공을 들였다. 올해 탄생 30주년을 맞이한 아래아한글은 한글 창제의 과학적 원리를 그대로 적용해 옛 한글까지도 모두 표현할 수 있도록 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과 함께 장서각 소장 옛 한글문헌의 디지털화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옛 한글 지원 폰트를 무상 제공하고 있다. 기존 비표준코드로 작성돼 있던 옛 한글문헌을 표준코드로 변환하는 데 필요한 기술도 지원한다.

2013년에는 ‘우리문화지킴이’를 설립했다. 문화재 환수 및 발굴, 우리 문화 우수성 홍보, 전통문화와 정보기술(IT)의 만남을 통한 고유 문화 발전·계승을 주력으로 하는 사단법인이다. 대표 활동으로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국보 1호 지정 운동이 있다. 숭례문 대신 한국의 가장 위대한 유산 중 하나인 해례본을 국보 1호로 지정해 달라는 취지의 서명운동을 2014년 11월 11일부터 2015년 1월 11일까지 전개했다. 이는 12만 명이 서명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북한과의 언어교류 활성화에 적극 동참하는 점도 눈에 띈다. 남북한 국어학자들이 공동으로 편찬하는 최초의 우리말사전 ‘겨레말큰사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원하고 이를 국민에게 확산시키기 위한 상호 협력을 추진 중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