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메이플 시럽 사는데 왜"…'오리엔탈리즘' 범벅, 페북 광고 논란

집 근처 마트만 가도 파는 물건들
한 밤 중에 지하철 타고 봉천동 시장
베이킹 재료 전문 방산시장도 아니야

"밤에 주문해도 아침에 집 앞에 배달하는 한국인데"

/사진=페이스북 광고 영상 캡처

페이스북이 한국을 비하하는 뉘앙스의 광고로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12일 페이스북에서 공개한 광고 '완벽한 크리스마스-다 같이'('A Perfect Christmas' – More Together)'가 한국을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을 할렘 지역으로 묘사했을 뿐 아니라 한국에 대한 이해없이 광고를 제작했고, 이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페이스북은 유튜브 등 플랫폼의 댓글 사용 기능을 중지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문제의 광고는 지난주부터 미국에서 방송 광고로 선보여지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광고의 주인공은 서울의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외국인 가족이다. 이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에서 피칸, 바닐라, 메이플 시럽을 사려면 어떻게 해야해?"라고 묻는 것으로 영상은 시작한다. 크리스마스를 위해 피칸파이를 만들려고 하는데 재료를 구하기 어렵다는 것.

/사진=페이스북 광고 영상 캡처

이에 페이스북 친구는 "봉천동 시장을 확인해 보라"고 조언했고, 외국인 아빠와 딸은 피칸, 바닐라, 메이플 시럽을 구하려 밤중에 지하철을 타고 한 재래 시장을 방문한다. 이곳에서 영어에 서툰 할머니, 할이버지들이 우스꽝스럽게 등장한다.

/사진=페이스북 광고 영상 캡처

영상은 부녀가 피칸파이를 만들어 행복하게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아빠는 "모두에게 감사하다. 서울에서 고향 집과 같은 크리스마스를 느꼈다"며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고마움의 메시지를 전한다.

/사진=페이스북 광고 영상 캡처

한국 네티즌들은 "서울에서는 집 근처 마트에만 가도 피칸파이 재료들이 다 있다"며 "페이스북의 오만한 오리엔탈리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휴대전화로 손쉽게 주문, 배달이 가능하고 자정 전에만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문 앞에 갖다주는 새벽배송까지 가능한 나라다.

심지어 서울에는 베이킹 재료들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방산시장이 있지만, 생뚱맞게 봉천동 시장을 추천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SNS를 운영하는 회사다. 페이스북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오리엔탈리즘을 강화하는 해당 광고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미국에서 TV광고로 해당 영상이 나온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댓글 기능을 중지한채 영상을 계속 공개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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