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한국당' 구상에 여야 4+1 "후안무치…국민 우습나" 비난

與 내부선 상당한 우려 "의석수 영향"…새로운보수당은 신중 입장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은 19일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밀어붙인다면 '비례한국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한 것을 강하게 비난했다. 한국당이 선거법 협상에는 아무런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위한 페이퍼 정당, 위성 정당을 만드는 '꼼수'부터 생각하는 게 매우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으로 "선거법 협상에는 임하지 않고 국민적 비판을 모면하려 하면서 뒷구멍으로는 자당의 이익 극대화를 꾀하는 후안무치한 권모술수"라며 "한국당은 당장 협상에 임해 정도(正道)를 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한국당을 비판하는 목소리와 함께 실제 '비례한국당' 등 위성 정당이 생겨날 경우에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심각하게 봐야 할 문제다.

우리 당 의석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어제 의원총회에서도 위성 정당 문제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위성 정당이 생긴다면 '연동형 캡(cap)'을 줄여야 한다. 지금 '4+1' 협의체에서 거론되는 30석은 위험하다"며 "위성 정당 제한 규정 도입도 야당들과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통화에서 "쓸데없는 소리"라고 일축하며 "거대 양당의 오만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런 마음으로 정치하니까 국회는 버리고 장외집회만 계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권파인 바른미래당 임재훈 사무총장도 "민주주의와 헌정을 유린하는 폭거적 발언"이라며 심 원내대표를 향해 "석고대죄하고 정계 은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한국당 의원총회는 '아무 말 대잔치'를 하는 곳인가.

항간의 뜬 소문으로만 여긴 '비례한국당'이 원내대표 입에서 공식 언급되다니 놀라울 따름"이라며 "국민이 그렇게 우습나.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쇠고랑을 찬 사기꾼 투자자들처럼 페이퍼 정당을 만들어 당이 망해야 정신을 차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심 원내대표의 '비례한국당' 계획은 선거제 개혁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으로, 탈법과 편법을 일삼아 온 한국당다운 계획"이라며 "'비례한국당' 계획까지 세웠으면 이제 선거제 개혁에 찬성하라"고 꼬집었다.

대안신당 김정현 대변인은 "선거를 희화화하는 민심 왜곡으로 국민들을 외면하게 만들고 '폭망'해 결국 자해행위로 끝날 확률이 높다.

한마디로 헛소리"라며 "한국당이 할 일은 정상적으로 국회에 복귀해 지금 진행되는 모든 논의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범보수 계열인 새로운보수당은 비판보다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창당준비위원장은 "선거법이 결론 나고 고민해도 되는 문제"라며 "이에 대해 논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라고 말을 아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