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적자' 이마트의 초강수…점포 30% 리뉴얼하고 '삐에로쑈핑' 접는다

▽ 이마트, 대규모 사업 재편 발표
▽ 내년 기존 점포 30% 이상 리뉴얼…"경쟁력 강화"
▽ 비효율 전문점 브랜드 정리…삐에로쑈핑 접는다
사진=한국경제 DB
올해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위기에 대응한다. 내년에 기존 점포의 30% 이상을 리뉴얼하고, '삐에로쑈핑' 등 전문점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20일 기존 점포 리뉴얼, 전문점 사업의 재편 등을 골자로 한 사업 재편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년에 기존점포의 30% 이상을 리뉴얼하기로 했다. '고객 관점에서의 이마트'를 키워드로 재투자를 단행해 고객 지향적 상품과 가격을 제공하고 고객이 오래 체류하고 싶은 매장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월계점을 비롯해 리뉴얼을 시행하는 점포들은 그로서리(식료품) 상품기획(MD)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월계점은 '미래형 점포'로 혁신한다. 그로서리 MD와 식음 브랜드를 강화하고 최신 경향에 맞는 입점매장(테넌트)을 유치해 그로서리와 몰이 결합한 복합모델로 시험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지난 10월 조직개편을 단행해 기존 상품본부를 식품본부와 비식품본부로 나눴다. 식품 본부 내 신선 담당을 신선1담당과 신선2담당으로 분리해 전문성도 강화했다.전문점 사업도 수익성에 초점을 맞춰 재편한다. 만물잡화점 '삐에로쑈핑' 등 비효율 브랜드와 일부 점포를 정리하기로 했다.

일본의 ‘돈키호테’를 본떠 지난해 선보인 삐에로쇼핑은 7개 점포를 순차적으로 닫으며 사업을 접기로 했다. 지난 7월 18개 점포를 폐점한 드럭스토어 '부츠'는 점포별 수익성 분석을 진행해 영업 효율을 개선하는 데 힘쓴다.

전문점 사업의 적자 규모가 연간 900억원 규모로 수익성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마트 측은 "높은 임차료 등으로 수익확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전문점의 경우 과감한 사업조정이 경영효율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새 점포가 늘어난 전자제품 전문점 '일렉트로마트'의 경우 효율이 낮은 점포를 폐점하고 있다. 올해 13개 점포를 새로 만들었지만 이달 18일 죽전점과 상권이 겹치는 판교점을 폐점한 데 이어 대구점도 내년 초 영업 종료를 검토 중이다. 다만 내년에도 10여개 점포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사업성이 높은 전문점 브랜드는 해외 수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노브랜드 프랜차이즈는 지난 11월 필리핀 마닐라에 낸 1호점에 이어 이달 중 2호점의 문을 연다. 내년에도 필리핀에 8개 점포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2015년 베트남 등 4개국에 처음 상품 수출을 시작한 노브랜드는 현재 수출 국가가 20여개국으로 늘었다. 수출액도 2015년 약 20억원에서 올해는 70억원 수준으로 확대됐다.화장품 전문점인 센텐스도 내년 필리핀에 2개 매장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현재 3개의 해외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마트 측은 사업 재편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마트의 미래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상시 초저가에 힘을 더하는 한편,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존 점포와 전문점의 경쟁력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도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전망이어서 신세계 그룹의 수익 중심 경영 효율화 기조에 맞춰 그룹 내 핵심 회사인 이마트가 이를 선제적으로 적극 실행하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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