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 美시장 잇단 공략…'K골프산업'의 역습
입력
수정
지면A25
'필드 밖 골프시장' 정조준
골프존,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
미국법인 2년새 매출 껑충
'펍' 접목 실내 스크린도 인기

활기 띠는 ‘필드 밖 골프’시장 정조준스크린골프 업체 골프존은 변화하는 현지 골프 시장 트렌드를 포착해 성과를 내고 있다. 20일 골프존에 따르면 이 회사 미국법인은 올해 163대의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를 팔았다. 80여 대에 불과했던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골프존의 존재감이 미미했던 2017년에 비하면 5.7배 늘었다. 미국 골프 인구가 ‘필드골프(in-course)’에서 연습장이나 게임존 등의 레크리에이션 골프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자 잠잠하던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골프존 관계자는 “미국에선 지금 가족이나 회사원들이 단체로 연습장에서 술과 골프, 게임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톱골프(TopGolf)’ 같은 캐주얼 골프가 인기를 얻고 있다”며 “개인 골퍼들에게나 조금씩 팔리던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가 변화된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판매 실적이 최근 급격히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용에 머물던 골프존 시스템과 펍(pub)을 접목한 ‘지스트릭트(ZSTRICT)’도 반응이 좋다. 회사는 지난달 미국 코네티컷주에 파일럿 매장인 1호점을 내고 반응을 지켜보고 있다. 간단한 음료, 술, 식사를 하면서 실내에 설치된 스크린골프나 게임골프를 즐길 수 있게 고안한 프랜차이즈다. 임동진 골프존 미국 법인장은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이용객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필드 밖(off-course)’ 골프 시장이 향후 급팽창할 것으로 회사는 내다보고 있다. 필드골프 인구는 뒷걸음질 치고 있지만, 실내외 연습장 등에서 골프를 경험하는 골프 인구가 늘고 있어서다. 미국골프재단(NGF)이 지난해 발간한 골프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미국 전체 골프 인구는 3350만 명. 전년(3210만 명) 대비 140만 명 늘었다. 이 가운데 ‘필드 밖’ 골프 경험자가 2017년 830만 명에서 지난해 930만 명으로 약 12% 늘었다. 전체 골프 인구 감소세를 증가로 돌려놓은 것이다.골프존 관계자는 “골프공 타격면 분석 등 과학적 훈련이 가능하다는 점을 집중 홍보해 연습 장비와 레슨 시장도 개척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패션, 거리측정기 등 미국 공략 나서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