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銀 첫 외국인 총재 퇴진

캐나다 태생 카니, 내달 물러나
정보유출 사건 터진 뒤 퇴임 의사
새 수장은 영국銀 출신 베일리
영국 정부가 중앙은행인 영국은행(BOE)의 차기 총재로 앤드루 베일리 금융행위감독청 청장을 내정했다. 외국인 최초로 영국은행 수장에 올랐던 마크 카니 현 총재(사진)는 다음달 말 퇴진한다. 영국은행에서는 최근 외부 정보 유출에 따른 논란이 커지고 있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사지드 자비드 영국 재무장관은 “베일리 청장을 영국은행 차기 총재로 지명한다”고 밝혔다. 베일리는 내년 3월 16일부터 8년 임기를 시작한다.영국은행 출신인 베일리는 유력한 차기 총재 후보로 거론돼 왔다. 1985년 영국은행에 들어간 그는 30년이 넘는 기간에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다. 2016년 재무부 산하 금융행위감독청 청장으로 옮기기 직전 영국은행의 은행건전성감독 부문 부총재로 있었다. 닉 맥퍼슨 전 영국 재무부 사무차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그는 나와 함께 일했던 영국은행 관리 중 가장 유능하고 괜찮은 사람이었다”며 베일리의 임명을 축하했다.

카니 총재는 다음달 31일 퇴임한다. 캐나다 태생인 그는 2013년 7월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영국은행 수장 자리에 올랐다. 영국은행 총재 임기는 8년이지만, 카니 총재는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2018년 6월까지 5년만 일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2016년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가 가결되자 사태가 일단락될 때까지 유임하겠다고 뜻을 바꿨다. 브렉시트 사태에 따른 혼란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은행은 지난 18일 성명을 내고 영국은행과 관련한 제3의 업체가 그동안 영국은행의 기자회견 자료를 도청해 헤지펀드 등 금융업 종사자들에게 넘긴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시장에 민감한 정보가 사전 유출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러나 유출 정보로 부당한 이익을 챙겼을 가능성이 여전해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