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점 못 찾는 르노삼성차 노사…수출용 신차 배정 다시 먹구름

6개월 만에 재파업 돌입…올해 초 배정 무산 이어 내년도 우려
르노삼성차 노조가 6개월 만에 다시 파업에 들어가면서 수출용 신차 XM3 위탁생산 물량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르노삼성차 노조는 18일부터 20일까지 회사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위한 집중교섭에 들어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20일 야간 근무조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올해 11월까지 르노삼성차 생산량은 15만여대에 그쳤다.

올해 LPG형 QM6가 인기를 끌면서 내수는 호조세를 이어갔지만, 수출 물량이 줄면서 연간 생산량이 지난해 21만대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르노삼성차는 지난해 10만대의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를 위탁생산하면서 전체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채웠다.

하지만 올해는 로그 생산량이 6만대로 쪼그라들었고, 그나마 위탁생산 계약이 끝나는 내년 이후 물량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초부터 로그 후속 물량으로 내년 출시하는 신차 XM3의 유럽 수출물량을 배정받기 위해 노력해왔다.XM3는 르노삼성차가 개발단계에서부터 참여했고, 내년 초 국내 출시를 확정한 상태에서 수출용 물량 배정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임단협 결렬에 따른 파업이라는 돌발변수가 불거졌고, 수출용 신차 배정도 연기됐다.

르노그룹은 당초 올해 3월까지 타결할 경우 신차 물량을 르노삼성차에 배정할 계획이었으나 파업이 길어지면서 물량 배정을 늦췄다.이후 스페인공장 등 르노그룹의 다른 글로벌공장들도 신차 물량 배정에 뛰어들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르노삼성차 노사가 올해 임단협 협상을 둘러싸고 6개월 만에 재파업에 들어가면서 신차 물량 배정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노조가 지난 10일 파업을 가결한 상태에서 르노삼성차 노사는 18일부터 20일까지 집중교섭을 벌였으나 끝내 타결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르노그룹은 신차 배정 기준으로 생산비용 경쟁력과 생산 안전성 등을 따져 위탁생산 공장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가 6개월 만에 다시 파업에 들어간 만큼 생산 안전성 문제가 신차 물량 배정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르노삼성차 입장에서 내년 신차 위탁생산 물량 확보 여부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부산공장 전체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위탁생산 물량이 고스란히 빠지면 르노삼성차 공장가동률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르노삼성차가 지난 10월부터 부산공장의 시간당 생산대수를 기존 60대에서 45대로 줄인 것도 닛산 로그 생산량이 10만대에서 6만대로 줄었기 때문이다.

내년 이후 신차 위탁생산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 부산공장 가동률은 더욱 떨어져 현재 2교대 근무를 1교대 근무로 바꿔야 할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 6월 임단협을 타결하면서 이례적으로 신차 배정에 함께 노력한다는 상생선언문까지 발표한 것도 이런 절실함이 반영됐기 때문이다.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내년 이후 생산절벽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노조의 기본급 인상 요구는 부산공장의 생산비용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해 신차 배정에서 불리해진다"며 "회사 사활이 걸린 신차 배정을 앞두고 다시 파업에 들어간 것은 노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