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탄핵에 화난 트럼프, 고인 된 의회 산증인에 막말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초 세상을 떠난 미 의회의 산증인에게 하원의 탄핵 가결에 대한 분풀이성 막말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발단이 된 건 18일(현지시간) 저녁 미시간주 유세 현장 발언이다.하원에서 탄핵안을 가결하던 그 시간에 트럼프 대통령은 경합주인 미시간주를 찾아 선거유세를 하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시간주 하원의원으로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데비 딩겔 민주당 의원 얘기를 꺼냈다.

올해 초 딩겔 의원의 남편이 세상을 떠났을 때 자신이 'A+' 점수를 받을 만큼 극진하게 예우했으나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는 투였다.그러면서 딩겔 의원의 남편도 장례식을 내려다보고 있었을 것이라고 하다가 "아마도 올려다보고 있었을지 모른다"고 했다.

지옥에 떨어져 지상을 올려다보고 있을 수 있다는 막말이었다.

딩겔 의원의 남편은 미국 의회 최장수 재임 기간의 기록을 보유한 존 딩겔 전 하원의원이다.1955년 하원에 입성, 무려 59년간 의원직을 유지하며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부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지켜봐 역사의 산증인으로 불렸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난 2005년 딩겔 전 의원의 의정활동 50주년을 기념한 자리에서 "대통령들은 왔다 가지만 존 딩겔은 영원히 계속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CNN방송도 "존 딩겔은 미시간에서 우상 같은 존재였고 정당을 넘어 존경받았으며 평생 미시간주에서 인기가 높았던 정치인이었다"고 했다.남편에게 지역구를 물려받은 데비 딩겔 의원은 트위터에 "정치는 밀어두자. 나의 남편은 평생을 공직에 헌신해 명성을 얻었다"면서 "당신의 상처 주는 말들이 나의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공화당에서도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공화당 소속 미시간주 하원의원인 프레드 업턴은 "무신경한 정치적 방식으로 고인을 경멸할 필요가 없었다.아주 유감스러운 일이고 사과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