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 '청문정국' 개막…정세균 후보자 놓고 '격전' 예고

與 "협치·민생·경제총리…총력 엄호" vs 한국당 "삼권분립 훼손…사퇴 촉구"
청문특위 위원장 나경원…'패스트트랙' 결부된 '4+1' 변수 가능성도
여야가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준비에 속도를 내면서 '청문 정국'의 막이 오르고 있다.정 후보자의 청문회는 내년 4월 총선을 석 달여 앞두고 열리는 만큼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 속에 각 당의 이해관계에 따른 돌발 변수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22일 각 당은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 인선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정 후보자에 대한 적격·부적격 사유에 돋보기를 들이대고 있다.국무총리의 경우 다른 국무위원과 달리 별도의 인사청문특위가 꾸려지고, 청문회 이후에는 국회 본회의에서의 임명동의 표결도 거쳐야 한다.

임명동의에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하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특위는 더불어민주당 6명, 자유한국당 5명, 바른미래당 1명, 비교섭단체 1명 등 13명으로 구성된다.각 당은 특위 인선을 이날까지 마무리해 국회에 제출해야 하지만, 휴일인 점을 고려하면 명단은 23일께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후보자의 청문 기한은 내년 1월 8일로, 청문회는 늦어도 1월 초 열릴 전망이다.
민주당은 간사를 비롯한 6명의 청문위원 진용을 곧 구성해 본격적인 청문 대비에 돌입한다.원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주말 사이 내부 검토를 통해 명단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위가 구성되고 본격적으로 인사청문 정국이 시작되면 정 후보자 '엄호'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해식 대변인은 "정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의 중심에서 '통합과 화합', '민생과 경제'라는 시대의 절실한 과제를 책임질 적임자"라며 "총리 인사청문과 국회 동의가 원활하게 이뤄져 후반기 국정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법부 수장 출신이 행정부 '2인자'로 자리를 옮겼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그동안 쌓아온 풍부한 경륜과 식견을 바탕으로 '협치·민생·경제 총리'의 면모를 발휘할 것"이라며 "격식을 뛰어넘어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정 후보자의 충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자당 몫인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에 나경원 의원을, 특위 간사로는 김상훈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나머지 위원은 이날 중 확정 지을 방침이다.

한국당은 정 후보자의 '자격 논란'을 부각하며 공세를 펼 계획이다.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국회의장을 지낸 뒤 행정부 소속인 국무총리를 다시 하겠다는 것은 삼권분립 정신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또한 총선을 앞두고 정 후보자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 여당 의원이 선거 관리에 관여하는 자리에 앉는 것은 선거 중립성을 훼손한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할 방침이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놓고 막판 이견을 보이는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이 정 후보자 청문회 공조에 금이 갈 가능성에 대비한 '틈 벌리기' 전략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통화에서 "총리 인준안은 무기명·비밀 투표이기 때문에 여당에서도 반대표가 나올 수 있다"고 "한국당이 오히려 '불행한' 사태를 막아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4+1' 협의체 소속 야당들은 현재 공식적으로는 '선거법은 선거법이고, 청문회는 청문회'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 중 정의당과 평화당, 대안신당은 인사청문 절차는 국회법과 인사청문회법에 적법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

총리 적격 여부는 청문회를 통해 면밀히 검증해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계파 갈등 끝에 내달 5일 '새로운보수당' 창당으로 의원 일부의 탈당이 예고된 바른미래당은 다소 상황이 다르다.청문회에는 '4+1'에 참여하지 않는 새보수당계 의원이 참석할 것으로 보이나 인준 표결에는 계파에 따른 투표가 이뤄질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