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방화 추정' 모텔화재…1명 사망·32명 부상

3층 투숙객이 방화…휴일 새벽 3∼5층 연기 가득 차 피해 커져
경찰, 방화용의자 긴급체포…일부 투숙객은 생명 위독, 사망자 더 늘 가능성도

휴일인 22일 광주의 한 모텔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나 투숙객 1명이 숨지고 30여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불이 난 시간이 새벽이어서 미처 객실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투숙객들이 연기를 흡입하면서 피해가 컸다.

부상자들은 전남대병원 등 8곳에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일부는 생명이 위중한 상태여서 사망자가 더 늘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방화 용의자로 30대 남성 투숙객을 긴급체포해 정확한 방화 경위 등을 조사중이다.
◇ 1명 숨지고 32명 부상…일부 환자 위독, 사망자 늘 수도
광주 북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45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 한 모텔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1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쳐 인근 병원 8곳에 분산 이송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투숙객 중 14명은 심정지·호흡곤란·화상 등으로 긴급·응급 환자로 분류돼 치료를 받고 있다.다른 18명은 비응급 환자로 분류돼 치료를 받았으며 일부는 귀가했다.

대부분 연기를 흡입한 환자로 일부는 심폐소생술을 받는 등 생명이 위중한 상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 가능성 있다.

대피 도중 건물 밖 주차장 천막 위로 추락한 환자도 1명 있었으나 천막이 완충 작용을 해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불은 30여분 만인 오전 6시 7분께 진화됐다.
◇ "시꺼먼 연기가 순식간에"…필사의 탈출
불은 모텔 중간인 3층 객실에서 시작돼 위층 투숙객들이 바로 빠져나오지 못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인력 217명, 소방차 등 장비 48대를 동원해 진화와 인명 구조를 했다.

소방대원들이 내부로 진입했을 당시 5층 규모(32개 객실) 모텔의 3∼5층에 연기가 가득 차 있었다.

한 여성 투숙객은 비상계단으로 몸을 피하지 못해 4층에서 뛰어내리기도 했다.

이 여성은 천막 위에 떨어져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화재 현장을 목격한 식당 주인은 "시꺼먼 연기가 순식간에 뿜어져 나오더라"며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투숙객이 단잠에 빠져있을 시간대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다수 투숙객이 119구조대가 도착 전까지 연기가 가득 찬 건물 안에 갇혀 대피에 어려움을 겪었다.
◇ 경찰, 방화 용의자 30대 남성 긴급체포…조사 중
경찰은 현주건조물 방화치사상 혐의로 김모(39)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해당 객실이 침대의 뼈대조차 남지 않을 정도로 전부 불탄 점 등을 토대로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투숙객의 행방을 뒤쫓았다.

김씨는 모텔에 혼자 묵고 있었으며 베개에 불을 붙인 뒤 이불 등으로 덮고 밖에 나왔으며 두고 온 짐을 챙기기 위해 다시 와 방문을 열자 갑자기 불길이 크게 번졌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김씨는 신병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자 불을 질렀다고 경찰에게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병원 치료를 마치는 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소방당국은 화재 직후 비상벨이 울린 것으로 확인했으며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 등은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