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생산 절벽' 르노삼성, 23일부터 전면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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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勞勞갈등' 파열음 커져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23일 전면 파업에 나선다. 당초 주야 6시간씩 벌이려던 파업 계획을 주야 8시간씩으로 늘린 것이다.
부분파업에도 노조원 30% 출근
파업 참여 생각보다 저조하자
노조집행부, 파업수위 높여
르노삼성 노조는 22일 이 같은 내용의 긴급 쟁의지침을 내리고 23일 전면 파업을 예고했다. 사측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진행 중이던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20일 저녁 ‘기습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6월 ‘2018년 임단협’을 마무리한 지 6개월 만에 또다시 파업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당시 노조는 1년에 걸친 회사와의 갈등을 마무리하며 노사 상생 선언까지 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번에도 기본급 인상을 고집하며, 일시보상금 900만원 지급 등 사측의 제안을 거부하고 있다.당초 노조는 23·26·30일 주야 6시간씩 부분 파업을 벌이고, 24·27·31일에는 주야 8시간씩 파업할 계획이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출근자를 파악하고 합법 파업을 불법 파업으로 거짓 선동하고 있다”며 파업 계획을 수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르노삼성 안팎에서는 강경 투쟁을 고집하는 노조 집행부와 실리를 중시하는 조합원 사이에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르노삼성은 지난 21일 예정에 없던 특근을 시행했다. 전날 저녁 노조가 갑작스럽게 파업에 들어가자 생산 차질을 우려한 회사가 급히 생산 계획을 조정한 것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21일 직원 680명이 부산공장에 출근해 차량 150대를 생산했다”며 “특근 참여자 중 노조원은 500~600명으로 전체 노조원(1700여 명)의 30%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23일 이후에도 파업 불참자를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최대한 가동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이 ‘생산절벽’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르노삼성의 생산량은 약 15만2000대다. 연간 생산량도 지난해(21만6000대)에 크게 못 미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부산공장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닛산 로그의 위탁 생산이 내년 3월 종료된다. 회사는 내년 상반기 판매를 시작하는 신차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을 따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노조의 파업으로 물건너갈 위기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