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교육 SW '모디' 1000억에 팔라는 글로벌기업 제안도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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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훈 럭스로보 대표“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게 코딩 교육임에도 제대로 된 커리큘럼이나 교구가 없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만든 것이 모디(MODI)입니다.”
오상훈 럭스로보 대표(사진)는 모디를 선보인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2014년 설립된 럭스로보는 2016년 코딩 교육용 프로그램 모디를 출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13종의 모듈로 이뤄진 모디는 다양한 마이크로 운영체제(OS)를 활용해 창작물 개발을 돕는다.
전 세계적으로 ‘코딩 교육 열풍’이 불면서 모디의 이용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현재 국내 500여 개 학교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50여 개국에 수출됐다. 럭스로보는 전 세계 모디 이용자를 약 1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모디의 성공으로 럭스로보는 최근 3년간 매출이 500%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최근까지 약 1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오 대표는 “육전칠기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럭스로보는 설립 직후 여섯 개의 교육용 프로그램을 출시했지만 좀처럼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좌절 직전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만든 프로그램이 모디다. 당시 자본금은 1000만원에 불과했다. 오 대표는 약 3년에 걸쳐 수많은 버그를 수정해가며 모디를 완성시켰다.럭스로보의 이름이 알려지면서 글로벌 정보기술(IT)업체도 관심을 보였다. 1000억원의 매수가를 제안하며 인수를 희망해왔다. 오 대표는 거절했다. 글로벌 대기업에 인수되면 회사 고유의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오 대표는 “회사를 보다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럭스로보라는 단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자체의 단합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제안은 감사하지만 향후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정중하게 거절했다”고 말했다.
럭스로보는 지금도 성장 중이다. 단순 교육 프로그램 이외에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모디를 일반 소비자 시장에도 출시할 예정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