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기 긴급기자회견 "업무수첩은 메모장 … 청와대와 공모 없었다"

송병기 "업무수첩은 일기 형식 메모장 불과"
송병기 "업무수첩(X) 일기(O)" 설득력 있나
기자회견 통해 청와대와의 공모설 해명
"일기"라는데 'VIP' 수차례 나오나
송병기 기자회견에도 수첩 의혹 증폭

검찰 수사 관련 입장 밝힌 송병기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첩보' 제보자 의혹을 받는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23일 오전 울산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송 부시장은 이어 각종 의혹이 적혀 있다는 이른바 '업무수첩' 논란과 관련 "언론에서 스모킹건이라고 하는데 명백히 업무수첩이 아니다"고 말했다.

송 부시장은 "업무수첩은 육하원칙에 의해 상세히 기록하는 것인데 지극한 개인 단상, 소회, 풍문, 일기 형식의 메모장에 불과하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송 부시장은 최근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밝히려한 산재모 병원 의혹에 대해 "산재모 병원을 (여권이)막았다는 주장은 사실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송 부시장 수첩에서는 '2017년 10월 10일 단체장 후보 출마 시, 공공병원 (공약). 산재모(母)병원→좌초되면 좋음.'이라는 메모가 발견됐다. 산재모병원은 하명수사 피해자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 공약이었다.

산재모병원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불합격한 것은 지방선거 투표일을 16일 앞둔 지난해 5월 28일이다.

송 부시장은 검찰이 본인 개인 내용을 도·감청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송 부시장은 "그간 검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송철호 울산시장과 단둘이 나눈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검찰이 들려줬다"면서 "대검과 법무부에 도·감청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송 부시장의 이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평소 꼼꼼히 메모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그가 일기 형식의 메모장에 현직 시장도 아니고, 출마도 선언하기 전인 시기에 송철호 시장(당시 변호사)의 측근 수첩에서 ‘BH(청와대)’와 ‘VIP(대통령)’가 여러 번 등장한 점이 몹시 이례적이라고 검찰은 판단하고 경위를 확인 중이다.

송 부시장의 업무 일지 중 메모 가운데에는 "당내 경선은 송철호가 임동호보다 불리하다"는 내용과 함께 VIP와 송 시장의 경쟁 후보들에 관련된 내용이 적힌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송 시장이 단독 후보로 공천받는 과정에 청와대나 문재인 대통령 의중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