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필리버스터 中 화장실 갔다 온 김종민…'주호영은 기저귀도 찼는데'

한국당 필리버스터에 민주당 '맞불'
주호영·김종민·권성동 순으로 이어가
김종민, 발언 도중 생리현상으로 "화장실 요청"
미국에선 회의장 비우면 토론 바로 종료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이 이어진 2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토론 발언 도중 화장실을 다녀온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다시 발언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저지를 위해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서자 더불어민주당이 '맞불' 필리버스터 대응을 나섰다. 이 가운데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생리 현상 해결을 위해 토론을 중단한 이례적 해프닝이 발생했다. 첫번째 주자였던 주호영 한국당 의원이 기저귀까지 차고 필리버스터에 나섰던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주 의원에 이어 24일 새벽 1시50분께 두번째 주자로 나선 김 의원은 3시간 50여분동안 발언을 이어가다가 오전 5시50분께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요청했다.김 의원은 문 의장에게 "지난번에는 잠깐 화장실을 허락해줬다고 하는데 이번엔 어떻느냐"고 물었고 문 의장은 "생각은 안해봤다"면서도 "3분 안에 다녀오면 허용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3분여 뒤 돌아와 발언을 이어갔고 오전 6시22분경 토론을 마쳤다.

김 의원이 거론한 선례는 2016년 2월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 중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도중 화장실을 갔다온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에서는 회의장을 비우면 토론이 끝나는 것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첫번째 주자였던 주 의원처럼 기저귀 등을 차는 일은 미국에선 흔한 일이다.다만 우리나라 국회법의 경우 의원 1명당 1차례만 토론할 수 있다고 돼 있으나 연단 비우면 토론이 끝나는 건지에 대해선 규정은 없다.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선거법 개정안 반대 무제한 토론을 하는 동안 여야 의원석이 텅비어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에 김 의원 다음 순서로 필리버스터에 나선 권성동 한국당 의원이 문 의장에게 "문희상 씨"라고 호칭하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자 문 의장은 권 의원에게 "반말하지 말라. 의장을 모독하는 것은 국회를 모독하는 것"이라며 응수했다.

한편 문 의장이 23일 오후 9시 40분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기습적으로 상정한 직후 한국당은 같은날 오후 9시 49분 주 의원을 시작으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민주당도 맞대응 차원에서 찬성 필리버스터를 신청, 주 의원 다음으로 김 의원이 나섰다. 다음 타자로 나선 권 의원은 현재 24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계속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고 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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