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중한일, 힘모아 자유무역 수호하고 FTA 가속화해야"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 기조연설…"자유무역, 경제 진전 위해 반드시 거쳐야"
"개방 확대할 용의 있다…중국 내 등록된 한일 기업, 중국 기업으로 취급할 것"
"개혁·개방 확고부동…이웃 나라와 계속 윈윈 이룰 것"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24일 "중국·한국·일본 3국은 자유무역을 함께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리 총리는 이날 오전(현지시간) 청두(成都) 세기성 박람회장에서 열린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자유무역은 경제의 진전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리 총리는 "많은 국제기구가 내년을 '10년 전 국제 금융위기 이래 제일 저조한 시기'로 예측하고 있다"며 "이러한 정세에서 우리는 20년 전(부터 이어온) 중한일 협력 정신을 잘 발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리 총리는 '동주공제'(同舟共濟·같은 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너다)라는 성어를 상기하며 "중한일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함께 일어나고 세계에서 새 성장 동력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중한일 3국은 세계에서 중요한 경제체로, 힘을 합치면 동력이 엄청나게 클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함께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하고 모두에게 협력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리 총리는 "중한일 FTA 프로세스에 박차를 가해 가속화해야 한다"며 "보완성이 강한 중한일 3국간 FTA는 더 높은 수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지난달 태국 방콕에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등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이 타결된 것을 두고도 "이 협정은 관련 국가의 모든 기업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리 총리는 "중국 제조업은 완전히 개방됐고 서비스 산업 규모는 매우 크다"면서 "금융, 의료서비스 등 많은 분야에서 외국 자본을 유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은 더 높은 수준의 개방이 필요하다"면서 "한국, 일본에 무역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도 계속 대외 개방을 확대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이것에서도 중국의 자유무역 수호 의지를 볼 수 있다"면서 "이웃 나라로 통하는 3국이 할 수 없이 일어나고 있는 도전에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리 총리는 "한국과 일본 기업인의 중국 투자를 환영한다"면서 "우리는 (한일 기업에) 똑같은 태도를 갖고, 중국 기업과 같은 수준의 보호와 경제 기회를 보장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중국에 등록된 한일 기업을 중국 기업으로 취급할 테니 기회를 잡기 바란다"라며 "중국의 시장 문턱이 계속 낮춰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중국의) 개혁·개방은 확고부동하다"면서 "이 길로 계속 나아가 이웃 나라들과 윈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당나라 시인 두보의 시구 중 '좋은 비가 시절을 알아서 내린다'라는 구절을 인용해 "여러분이 다 좋은 비라고 생각한다"며 "이 좋은 비는 우리의 봄 농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리 총리는 '바람에 따라서 밤 속에서 내려지고 만물은 소리 없이 적시다'라는 구절도 인용, "우리는 바람이 불면서도 소리 없이 젖어 들어야 한다"는 말로 3국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금 역설했다.

리 총리는 청두가 '삼국지연의' 속 촉나라의 수도였다는 점을 염두에 둔 듯 "우리는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서로 싸우는 방법을 이용할 생각이 없다"며 "'삼국지연의'는 현대 세계의 국가 간 관계를 다루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리 총리는 비즈니스 서밋에 이어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도 3국 정상이 모두 '삼국지연의'를 언급했다면서 "청두시에서 회담하는 것은 우리 사이에 서로 알고 통하는 점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한일 3국은 옛날 사람의 지혜를 빌려 용기를 배워서 신의를 지키는 정신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리 총리는 "중한일 정상회의는 매우 중요한 메커니즘"이라며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상대국과의 관계를 증진하고, 이 지역의 안정과 세계 평화를 수호하고 경제 하방 압력에 함께 대응해 중한일 협력의 비전을 기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