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서진건설 어등산 조성 우선 협상 대상자 지위 박탈

3차 공모도 결국 무산, 내년 재공모 검토…2005년 시작 이후 지지부진
광주시는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 개발 사업에 나선 서진건설의 우선 협상 대상자 지위를 공식 박탈했다. 24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 서진건설에 우선 협상 대상자 지위 박탈을 통보했다.

서진건설이 20일 사업 협약에 응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서진건설은 이날 사업 시행자인 광주도시공사와 협약을 체결한다고 했으나,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협약에 응하지 않았다. 도시공사는 협상 시한인 이날까지 협약을 체결하지 못하자 협상 결렬과 함께 우선 협상 대상자 지위를 박탈하고 시에 이를 알렸다.

서진건설은 협상 결렬까지 광주시에 예치한 유가증권을 돌려준다면 협약을 체결한다고 주장했다.

시는 유가증권이 사업 이행의 담보로 받은 만큼 협약 체결과 이행보증금 납부가 마무리돼야 돌려줄 수 있다고 맞섰다. 서진건설이 시에 맡긴 유가증권은 토지구매비를 제외한 사업비 4천800억원의 100분의 1 규모인 48억원이다.

서진건설이 시의 의견을 수용한다는 의견을 전하면서 협약이 체결되는 듯했으나, 결국 서진건설은 협약 체결에 응하지 않았다.

향후 시와 서진건설이 유가증권 반환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서진건설은 협약 체결 이후 10일 이내에 전체 사업비의 10%인 483억원을 이행보증금으로 일시 납부해야 하지만, 여기에 대한 은행권의 지급보증 심사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서진건설과 협약 체결에 이르지 못한 만큼 이번 공모는 무산됐다"며 "그동안 사업 추진과 협상 과정을 재검토해 내년 재공모에 나설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어등산 사업은 군부대 포 사격장으로 황폐화한 어등산에 유원지, 휴양시설, 호텔, 골프장, 공원 등을 조성하는 것으로 2005년 협약과 그 이듬해 첫 삽을 뜬 이후 10년이 넘도록 골프장 조성 이외에는 진척이 없는 상태다.

최근에는 호반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지만, 협약 직전에 공공성과 사업성 조화 방안에서 이견을 보여 무산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