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게임 서사…'한국판 머니볼'

리뷰 - 드라마 '스토브리그'
지난 13일 첫 방영된 SBS 금토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머니볼’처럼 ‘야구’라는 특정 분야를 다루면서도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충분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 ‘머니볼’ 못지않은 탄탄하고 속도감 있는 전개로 ‘한국판 머니볼의 탄생’이라는 호평이 나온다.

이 드라마는 4회 방영만으로 많은 화제가 되고 있다. 시청률은 첫 회 5%에서 시작했지만 입소문이 나며 11%대로 껑충 뛰었다. 제목인 ‘스토브리그’는 ‘프로야구의 한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이 시작하기 전까지의 기간’이란 뜻이다. 드라마는 만년 꼴찌를 하고 있는 ‘드림즈’ 구단에 새 단장이 부임한 이후 파격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새로운 구단 운영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는 단장 백승수 역은 남궁민이 맡았다.다음 시즌을 준비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기 때문에 아직 야구 경기 자체가 많이 나오진 않았다. 드라마는 그 준비 과정 자체에 하나의 목표를 정해놓고 그에 필요한 미션들을 게임하듯 수행하는 이른바 ‘게임 서사’를 접목했다. 2회 정도 분량씩 한 에피소드가 진행되고, 단장과 주변 인물들이 에피소드에 담긴 문제를 해결해 가는 식이다. 구단에서 가장 잘나가는 스타 선수를 트레이드 대상으로 올리거나, 스카우트 과정의 문제를 파헤치는 등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진실과 반전을 정교하게 그려내면서 통쾌함을 선사한다.

다채로운 캐릭터들을 등장시키고 적절하게 조합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단장은 차가워 보이지만 주변 인물들의 진면목을 알아보고 제대로 활용한다. 운영팀장 세영(박은빈)은 처음엔 단장을 미심쩍게 바라보지만 점차 단장을 도와 과감한 변화를 함께 이끈다. 단장을 지지하면서도 구단 해체를 원하는 상무 경민(오정세), 낙하산이라고 하지만 구단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운영팀 사원 재희(조병규) 등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극의 재미를 더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