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전망] 봉오동·청산리전투 100주년…조선·동아도 창간 한 세기

베토벤 탄생 250주년…'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 여부 결정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었던 올해에 이어 2020년에도 문화계에는 100주년을 맞는 사건들이 적지 않다. 우선 정부는 봉오동전투와 청산리전투 100주년을 기념해 민간 주도 문화 사업과 공연, 행사를 지원한다.

두 전투는 독립운동사에서 중요한 사건이다.

봉오동전투는 홍범도와 최진동 등이 1920년 6월 중국 지린성 투먼(圖們) 일대에서 일본군을 격파한 싸움이다. 그해 10월엔 김좌진·이범석이 이끄는 북로군정서군과 홍범도가 주도한 대한독립군이 간도 청산리 일대에서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 끝에 승리했다.

일간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내년 창간 100주년을 맞이한다.

조선일보는 1920년 3월 5일 정의옹호, 문화건설, 산업발전, 불편부당을 사시(社是)로 내세워 첫 신문을 발행했고, 동아일보는 4월 1일 '민족의 표현기관임을 자임하노라, 민주주의를 지지하노라, 문화주의를 제창하노라'라는 문구를 내걸고 창간했다. 당시 조선총독부는 이른바 문화정책을 시행하며 조선인에게 신문과 잡지 발행권을 허가했고, 이에 따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만들어졌다.

두 신문은 100주년 특집 기사를 연재 중이다.
천도교가 발행한 종합 월간지 '개벽'(開闢)도 1920년 6월 25일 창간호를 냈다. 민족자결주의 고취를 목표로 삼은 개벽은 창간호부터 일제 탄압을 받았고, 1926년 8월 1일 폐간됐다.

광복 이후인 1946년에 복간됐으나, 10권도 발간하지 못하고 자진 휴간했다.

1920년에는 평양에서 조만식, 오윤선, 김동원, 김보애 등을 중심으로 조선물산장려회가 조직됐다.

의복과 음식, 일용품을 구매할 때 국산을 선택하자는 조선물산 장려운동은 한때 효과를 거두기도 했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내년은 우리나라 근대 도서관 역사에서 의미 있는 해이기도 하다.

100년 전인 1920년 11월 27일 종로구 탑골공원 옆에 경성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이어 1923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도서관 건물이 준공됐다.

광복과 함께 종로도서관으로 이름이 바뀐 건물은 1967년 철거됐고, 이듬해 종로구 사직동으로 이전했다.

체육계에서도 1920년은 중요한 해로 평가된다.

대한체육회 전신인 조선체육회가 그해 7월 13일에 설립됐다.

지난 10월에는 새롭게 발굴한 조선체육회 창립 취지서와 회칙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계에서는 이런 일들을 기념하는 100주년 행사가 잇따를 전망이다.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내년은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이 태어난 지 250년이 되는 해다.

국내외 유명 연주자들과 교향악단들이 베토벤이 남긴 유산을 앞다퉈 연주한다.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지휘자 테오도르 쿠렌치스가 내년 4월 무지카 에테르나를 데리고 내한해 베토벤 교향곡 5번과 7번 등을 연주한다.

정명훈이 이끄는 '원코리아오케스트라'도 8월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을 무대에 올린다.

성남문화재단은 '마티네 콘서트'를 통해 1년 동안 베토벤 작품을 조명하고, 게반트하우스 콰르텟, 피아니스트 엘리자베트 레온스카야,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도 베토벤 곡을 선보인다.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은 내년 6월 29일 중국 푸저우에서 개막하는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확정한다.

우리나라 두 번째 세계자연유산에 도전하는 한국의 갯벌은 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 전남 보성·순천에 있는 갯벌 약 1천300㎢를 지칭한다.

통상 겨울에 열리는 무형문화유산보호를 위한 정부간 위원회는 석가모니 탄생 축하를 기념하는 고유한 불교 행사인 '연등회'(燃燈會)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여부를 심사한다.

내년 10월에는 스웨덴 한림원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있다.

내년에도 한국 문인 중에서는 아직 노벨문학상에 근접한 후보가 없다는 평가가 많다.

미술계 중요 행사인 이탈리아 베네치아 비엔날레는 내년에 미술전이 아닌 건축전이 열린다.

5월 23일에 개막해 6개월 남짓 이어지며, 주제는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이다. 신혜원 로컬디자인 대표가 한국관 예술감독을 맡아 '미래학교' 전시를 선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