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에 구속영장 신청한 경찰…범투본 "정권 입김 들어간 표적 수사"

불법·폭력 집회 주도 혐의
당시 40여 명 현행범 체포
범투본 "명백히 부당한 처사"
지난 12일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의 총괄대표인 전광훈 목사가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이 지난 10월 열린 보수 단체 집회에서 불법 행위를 주도한 혐의 등을 받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6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 대표인 전 목사와 단체 관계자 등 총 3명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전 목사 등은 개천절인 지난 10월 3일 범투본을 주축으로 서울 광화문에서 연 대규모 집회에서 불법·폭력 행위에 개입하고 이를 주도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당시 집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 과정에서 탈북민 단체 등 일부 참가자가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했고 이를 저지하는 경찰을 폭행하는 등 폭력을 행사해 40여 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집회에서 발생한 폭력 행위 등을 수사해 온 경찰은 범투본 대표 격인 전 목사에게 수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전 목사는 계속 소환에 불응하다 지난 12일에 출석했다.출석 당시 전 목사는 집회 때 '자신의 허락 없이 청와대 방면으로 불법 진입하면 안 된다'고 했다며 불법·폭력 행위를 주도한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현장에서 확보된 영상 자료와 관련자 조사 등을 바탕으로 전 목사 등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이 밖에서는 전 목사는 개천절 집회와 관련해 내란 선동, 기부금품법·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도 고발당한 상태다.전 목사가 이끄는 범투본은 개천절 집회 이후부터 현재까지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노숙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범투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전 목사에게 내란 선동, 폭력집회 등 혐의가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 경찰이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명백히 부당한 처사"라고 전했다.

이어 "경찰이 스스로 이미 출국 금지 조치까지 했기 때문에 도주 우려도 없는 전 목사에게 뜬금없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면서 "문재인 정권의 입김이 들어간 부당한 정치적 탄압 및 표적 수사가 아닌지 심히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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