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北, 여전히 마음 다 안 열어…3차 북·미회담이 중대 고비"

프로젝트신디케이트에 기고

"북한이 비핵화 실천해나가면
국제사회도 상응하는 모습 필요"
문재인 대통령(얼굴)은 26일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북한은 여전히 마음을 다 열지 않고 있다”며 “북·미 간 실무협상과 3차 북·미 정상회담은 가장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세계 157개국 508개 언론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기고 전문 매체 프로젝트신디케이트(PS)에 ‘무수한 행동이 만들어내는 평화-한반도 평화구상’이라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평화가 아무리 절실하다고 해도, 한국이 마음대로 속도를 낼 수는 없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청와대는 PS의 요청으로 10월 말께 기고문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기고문 게재 시점까지 2개월가량의 시차가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은 당시 연내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의 진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던 것으로 보인다.문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북·미는 서로 상대가 먼저 행동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비핵화를 실천해 나간다면 국제사회도 이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다행인 것은 북·미 정상 간의 신뢰가 여전하고 대화를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도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행동에 행동으로 화답해야 하고, 국제사회가 함께해야 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당근’으로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을 부각시키고 있다. 기고문에도 “평화를 통해 한국이 가고자 하는 길은 궁극적으로 평화경제”라며 “남과 북 사이 끊긴 철길과 도로를 잇는 일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국가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23~24일 일본·중국 정상들과의 연쇄회담에서도 “한반도에서 중국, 유럽까지 연결되는 유라시아 물류 혈맥의 완성은 다자평화안보체제로 발전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주변국의 지지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대화와 행동이 계속되면 서로를 더 필요로 하게 되고 결국 평화가 올 것”이라며 “더 자주 평화를 얘기하고, 평화로 가면서 서로의 생각을 모두 꺼내놓고 이것저것 행동해보면 좋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