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집권 리쿠드당 대표 경선 시작…네타냐후 재신임 전망

리쿠드당, 내년 3월 총선서 승리할지 불투명

이스라엘 집권당인 우파 리쿠드당의 대표 경선 투표가 26일(현지시간) 오전 시작됐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투표는 이날 오후 11시까지 전국 100여개 투표소에서 진행되며 유권자는 11만6천여명이다.

리쿠드당 대표 경선은 2014년 12월 이후 5년 만으로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치러졌다.

하루 전인 25일 저녁 이스라엘 남부 도시 아슈켈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70) 총리가 선거 유세를 하던 중 로켓포 경보에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으며 이후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습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와 기드온 사르(53) 의원이 리쿠드당 수장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인다.

현지 언론은 네타냐후 총리가 10여년 만에 리쿠드당에서 커다란 도전에 직면한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사르 의원을 지지하는 당원이 소수이기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가 재신임을 받을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사르 의원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사르 의원 측은 30%만 득표해도 성공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올해 연립정부 구성 실패와 비리 혐의 등으로 지도력에 타격을 입었지만, 아직 당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보수 강경파 정치인 네타냐후 총리는 1993∼1999년 리쿠드당 대표를 지냈고 2005년부터 계속 당을 이끌고 있다. 그는 1996년부터 총리직 재임 기간이 모두 13년 9개월로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이고 팔레스타인 분쟁, 이란 문제 등 중동 정책에서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올해 4월과 9월 조기 총선 직후 대통령에 의해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됐지만 다른 정당들과 연립정부 구성에 잇달아 실패하면서 위기에 몰렸다.

여기에 지난 11월에는 뇌물수수와 배임 및 사기 등 비리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네타냐후 총리에게 도전장을 던진 사르 의원은 리쿠드당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베테랑 정치인이다.

1999년 네타냐후 연립정부에 합류한 뒤 2003년 처음 국회의원이 됐고 2009년부터 2014년까지 교육장관과 내무장관을 잇달아 지냈다.

사르 의원은 올해 2차례나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한 네타냐후 총리로는 다음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 경선으로 리쿠드당 대표직을 유지하더라도 정치적 미래를 낙관할 수 없다.

리쿠드당이 내년 3월 2일 예정된 총선에서 승리하고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구성에 성공할지 불투명하다.

이달 초 이스라엘 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음 총선에서 중도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이 리쿠드당보다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는 검찰에 기소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