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간판' 마스크팩 내리막길…수출 61%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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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이후 수출 감소세 '지속'해외 K뷰티 열풍의 간판 제품이었던 마스크팩 실적이 추락하고 있다.
▽ 아우딘퓨쳐스·에스디생명공학·제이준코스메틱 주가 '뚝'
▽ 더마코스메틱·색조브랜드에 '강화'…수출 지역 '다변화'
올해 국내 마스크팩 수출은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에서 현지 업체들의 공세에 밀려난 여파다. 이에 마스크팩 업체들은 매출 회복을 위해 기초나 색조제품 강화에 나서고 있다. 27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10일 기준으로 이번달 마스크팩 수출액 잠정치는 1951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1.3%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올해 마스크팩 수출 실적이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마스크팩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4.6% 감소한 이후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다. 국내 마스크팩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한국 마스크팩이 부진을 겪고 있어서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스크팩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해 13개월째 역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시장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우딘퓨쳐스의 마스크팩 매출은 올해 3분기 4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32억원)과 비교해 급감했다. 에스디생명공학의 마스크팩 매출도 올해 3분기(누적 기준) 50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633억원)과 비교해 19.74%나 감소했다. 제이준코스메틱은 지난해 4분기 18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올해 3분기까지 손실을 지속하고 있다.
마스크팩 매출액 감소는 주가로 고스란히 반영됐다. 올해 제이준코스메틱의 주가는 지난 26일 종가 기준으로 61.36%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에스디생명공학도 46.04% 하락했고, 리더스코스메틱은 49.72% 빠졌다.
중국 현지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점이 주 원인이다. 화장품 업계 고위 관계자는 "실제로 중국에 가보면 현지 브랜드들의 기술력이 많이 좋아졌다는 게 느껴진다"며 "사드 여파로예전만큼 한국 브랜드를 선호한다는 느낌도 덜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중국 마스크팩 시장은 스킨케어 시장에서 1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현지 브랜드가 부상하면서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박세희 코트라 중국 청두 무역관은 "최근 화장품을 구매할 때 중국 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중국인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마스크팩도 중국 토종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많은 한국 기업들이 가격결정, 차별화, 중장기 시장판매전략 등의 부재로 중국 마스크팩 시장 진출 및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색조·기초제품 확대…중국 대신 '해외 다변화'
중국 업체의 공세에 밀려난 국내 마스크팩 브랜드는 집중했던 상품 다변화로 대응하고 있다. 에스디생명공학은 더마코스메틱을 차기 성장 동력으로 삼아 강화하고 있다. 브랜드 히든랩은 약쑥의 진정 효능을 담은 '백 투더 퓨어 클렌징 라인'을 지난 5월 출시했다. 또 중국에도 슬리핑팩 아이크림 등을 선보이면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제이준코스메틱은 지난 7월말 인천 마스크팩 제조공장을 한국콜마의 자회사인 콜마스크에 매각했다. 공장 준공 1년 만에 매각을 추진하게 된 이유는 마스크팩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공장의 생산 효율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이나 유럽과 호주 등 다른 지역으로 수출 다변화도 전개하고 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아마존과 현지 자사몰 온라인 매출이 총 22만달러(약 2억5500만원)를 거뒀다. 코스트코 온라인몰에서 5일간 10만장 한정으로 판매했던 마스크팩 세트는 조기 매진도 기록했다. 스페인에선 지난달 말 마드리드와 세비야 내 코스트코에 입점했고, 영국 프랑스 아이슬란드에서도 코스트코 추가 입점을 논의할 계획이다.
아우딘퓨쳐스는 색조라인에 힘을 싣고 있다. 경기도 오산시 가장산업단지에 제2공장을 짓고 있다. 2공장 라인은 마스카라 립제품 등 색조 메이크업으로 구성할 계획이며, 예상 준공 시점은 내년 하반기다. 마스카라 립제품 등 색조 메이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우딘퓨쳐스의 대표 마스카라인 '네오젠 메탈 맥시카라'는 홈쇼핑에서 3회 연속 매진되고 있다"며 "내년 홈쇼핑에선 PB(자체상표) 제품을 통해 매출액 200억원 이상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