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폴란드에 해외 첫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공장

바로 옆 LG화학에 공급
배터리사업 수직 계열화
LG전자가 폴란드에 첫 해외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공장을 세운다. 생산한 분리막은 인근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공급한다. LG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배터리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 공장이 있는 폴란드 남서부 브로츠와프에 분리막 공장을 짓는다. 브로츠와프는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공장과 LG이노텍 전장부품 공장 등이 모여 있어 ‘LG 타운’으로 불린다.

배터리 원가의 20%를 차지하는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을 분리해 전극 간 전기적 접촉을 막아 화재를 방지하는 핵심 소재다. LG전자는 2009년부터 충북 청주 공장에서 배터리 분리막을 생산했다. 분리막 핵심 기술은 LG화학이 보유하고 있지만 LG전자가 전자소재 관련 생산에 강점이 있어 LG전자가 제조를 맡았다. 내년 가동 예정인 폴란드 공장은 두 번째 생산기지다. 투자금은 1000억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분리막 공장 해외 진출은 배터리 소재 사업 강화와 함께 LG화학의 배터리 성능 개선이라는 두 가지 포석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G전자는 기업 간 거래 사업을 맡는 BS사업본부를 통해 배터리 분리막 외에 디스플레이용 필름 등 소재 관련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LG화학은 전기차 10만 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6GWh 규모였던 폴란드 공장을 15GWh로 증설한 데 이어 추가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 생산 규모가 크게 늘어난 만큼 분리막 등 안정적인 소재 공급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LG화학 폴란드 공장은 그동안 일본 도레이와 중국 시니어 등으로부터 분리막을 공급받았다.

기술력을 검증받은 배터리 분리막 공급을 통해 LG화학 폴란드 공장의 빠른 안정화를 LG전자가 지원하려는 측면도 있다. 폴란드 공장은 전기차 배터리 수율(투입량 대비 정상 제품 생산 비율)이 목표치에 미달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배터리가 포함된 LG화학의 전지사업본부는 2016년 3조원대였던 매출이 3년 만인 올해 8조원을 웃돌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