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12년만에 내부 회장 선임…'탈통신 먹거리 찾기'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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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안정화 이어 '킬러 콘텐츠' 찾고 산업간 융합 가속 과제
KT 이사회가 통신업계의 최대 관심사였던 차기 사령탑으로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을 최종 낙점했다.구 후보는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과정을 거쳐 정식 회장에 임명되면 향후 3년간 국내 최대 통신기업인 KT를 이끌게 된다.
특히 이번에는 남중수 사장 이후 12년 만에 KT 내부 출신이 신임 CEO에 최종 선정되면서 ICT 분야에 대한 '전문성'에 큰 비중이 실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 사장 이후 이석채 전 회장과 황창규 현 회장은 모두 외부 출신이었다.차기 회장은 통신업의 본질을 꿰뚫고 있으면서 인공지능(AI) 등 미래성장 동력을 발굴할 수 있도록 내부에서 나와야 한다는 사실이 KT 이사회의 공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구 후보자의 앞에는 녹록지 않은 현실이 놓여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파고 앞에서 KT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무엇보다 4차산업혁명 시대 핵심 인프라인 5G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하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앞으로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과제가 놓여 있다.
우선적으로는 올해 상용화한 5G를 내년부터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5G 킬러 콘텐츠'도 발굴해야 한다.
KT 관계자는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5G"라며 "먼저 전국망을 완성하고 5G 품질을 안정화한 다음 킬러 콘텐츠 발굴을 통한 5G 활성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통신업에 국한되지 않는 미래 먹거리를 찾아 제시하는 것이 구 사장이 해결해야 하는 가장 시급한 숙제로 꼽힌다.
KT가 올해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한창일 동안 경쟁사인 SK텔레콤은 '탈통신'을 가속화했다.
SK텔레콤은 작년 보안업체 ADT캡스를 인수했고, 하나금융그룹과 모바일 기반의 생활금융 플랫폼 사업을 위해 '핀크'를 설립하기도 했다.
또 미국 컴캐스트와 e스포츠 전문 기업을 설립하고, 최근에는 카카오와 3천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급변하는 유료방송·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 내 존재감을 회복하는 것도 과제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완료했고, SK텔레콤의 티브로드 합병 심사도 곧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유료방송 시장이 현재 KT 독주 체제에서 내년 초면 통신사가 주도하는 '3강' 체제로 재편된다.
LG유플러스·CJ헬로 합산 점유율이 24.5%,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산 점유율이 23.9%가 돼 1위 KT와의 점유율 격차가 6%포인트에 불과한 3사 경합 국면이다.
여기에 더해 넷플릭스, 유튜브 등 해외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는 국내 OTT 시장에서 SK텔레콤은 지상파 3사와 '웨이브'를 출범했고, CJ ENM과 JTBC도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상황이어서 KT 신규 OTT '시즌'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KT 관계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M&A를 통해 통신 외 먹거리를 분주하게 찾는 상황"이라며 "KT도 더는 통신에 국한하지 않는 새 먹거리가 필요하다.
5G와 AI,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연계해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기대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산업간 융합을 통해 KT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대중공업과 함께 5G 기반 스마트 조선소를 구축하는 것처럼 KT의 네트워크와 AI를 국내 산업에 접목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사례가 더 활발하게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료방송 합산규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대주주 전환 등 정부 규제 관련 이슈를 풀어나가는 것도 신임 CEO의 과제로 남아 있다.구 후보 개인적으로도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구 후보는 황창규 현 회장 취임 후 첫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그만큼 취임 이후 '황창규의 그림자'를 극복하고 자신만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KT 일각에서는 구 회장 선임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조직 내 통합을 이루는 것도 구 후보가 역점을 두어야 할 과제다.
KT 새노조는 이날 입장을 통해 "KT 이사회가 혁신이 아닌 적폐경영의 연속을 선택했다"며 "황창규 회장 체제와의 단절과 혁신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든다"고 밝혔다.
민영화 이후 계속된 외풍 논란을 잠재워야 하는 숙제도 있다.
KT는 민영화 이후 회장 선임 때마다 청와대 낙점 논란에 휩싸였고,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리거나 채용청탁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구 후보가 황 회장과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어 운신의 폭에 상당한 제약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구 후보가 회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동안 수사 기관에 불려 다니고, 심지어 법정에 드나드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역대 KT 수장의 상당수가 각종 의혹에 휘말려 불명예 사퇴하거나 검찰 또는 경찰 수사를 받았고, 황창규 회장 역시 경영 고문을 부정하게 위촉해 각종 로비에 활용했다는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날 KT 이사회가 대표이사 경영 계약에 'CEO가 임기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한다'는 조항을 포함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했다는 분석도 나온다.김종구 KT 이사회 의장은 이에 대해 연합뉴스 통화에서 "경찰이 검찰에 사건을 송치한 지 1년이나 지났는데도 수사 착수가 안 되고 있고, 행위 자체도 본인이 주동적으로 한 행위가 아니라고 본다"며 "종합적으로 볼 때 (검찰 수사와 관련해) 직무수행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KT 이사회가 통신업계의 최대 관심사였던 차기 사령탑으로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을 최종 낙점했다.구 후보는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과정을 거쳐 정식 회장에 임명되면 향후 3년간 국내 최대 통신기업인 KT를 이끌게 된다.
특히 이번에는 남중수 사장 이후 12년 만에 KT 내부 출신이 신임 CEO에 최종 선정되면서 ICT 분야에 대한 '전문성'에 큰 비중이 실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 사장 이후 이석채 전 회장과 황창규 현 회장은 모두 외부 출신이었다.차기 회장은 통신업의 본질을 꿰뚫고 있으면서 인공지능(AI) 등 미래성장 동력을 발굴할 수 있도록 내부에서 나와야 한다는 사실이 KT 이사회의 공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구 후보자의 앞에는 녹록지 않은 현실이 놓여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파고 앞에서 KT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무엇보다 4차산업혁명 시대 핵심 인프라인 5G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하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앞으로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과제가 놓여 있다.
우선적으로는 올해 상용화한 5G를 내년부터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5G 킬러 콘텐츠'도 발굴해야 한다.
KT 관계자는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5G"라며 "먼저 전국망을 완성하고 5G 품질을 안정화한 다음 킬러 콘텐츠 발굴을 통한 5G 활성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통신업에 국한되지 않는 미래 먹거리를 찾아 제시하는 것이 구 사장이 해결해야 하는 가장 시급한 숙제로 꼽힌다.
KT가 올해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한창일 동안 경쟁사인 SK텔레콤은 '탈통신'을 가속화했다.
SK텔레콤은 작년 보안업체 ADT캡스를 인수했고, 하나금융그룹과 모바일 기반의 생활금융 플랫폼 사업을 위해 '핀크'를 설립하기도 했다.
또 미국 컴캐스트와 e스포츠 전문 기업을 설립하고, 최근에는 카카오와 3천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급변하는 유료방송·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 내 존재감을 회복하는 것도 과제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완료했고, SK텔레콤의 티브로드 합병 심사도 곧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유료방송 시장이 현재 KT 독주 체제에서 내년 초면 통신사가 주도하는 '3강' 체제로 재편된다.
LG유플러스·CJ헬로 합산 점유율이 24.5%,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산 점유율이 23.9%가 돼 1위 KT와의 점유율 격차가 6%포인트에 불과한 3사 경합 국면이다.
여기에 더해 넷플릭스, 유튜브 등 해외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는 국내 OTT 시장에서 SK텔레콤은 지상파 3사와 '웨이브'를 출범했고, CJ ENM과 JTBC도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상황이어서 KT 신규 OTT '시즌'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KT 관계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M&A를 통해 통신 외 먹거리를 분주하게 찾는 상황"이라며 "KT도 더는 통신에 국한하지 않는 새 먹거리가 필요하다.
5G와 AI,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연계해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기대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산업간 융합을 통해 KT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대중공업과 함께 5G 기반 스마트 조선소를 구축하는 것처럼 KT의 네트워크와 AI를 국내 산업에 접목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사례가 더 활발하게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료방송 합산규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대주주 전환 등 정부 규제 관련 이슈를 풀어나가는 것도 신임 CEO의 과제로 남아 있다.구 후보 개인적으로도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구 후보는 황창규 현 회장 취임 후 첫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그만큼 취임 이후 '황창규의 그림자'를 극복하고 자신만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KT 일각에서는 구 회장 선임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조직 내 통합을 이루는 것도 구 후보가 역점을 두어야 할 과제다.
KT 새노조는 이날 입장을 통해 "KT 이사회가 혁신이 아닌 적폐경영의 연속을 선택했다"며 "황창규 회장 체제와의 단절과 혁신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든다"고 밝혔다.
민영화 이후 계속된 외풍 논란을 잠재워야 하는 숙제도 있다.
KT는 민영화 이후 회장 선임 때마다 청와대 낙점 논란에 휩싸였고,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리거나 채용청탁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구 후보가 황 회장과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어 운신의 폭에 상당한 제약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구 후보가 회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동안 수사 기관에 불려 다니고, 심지어 법정에 드나드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역대 KT 수장의 상당수가 각종 의혹에 휘말려 불명예 사퇴하거나 검찰 또는 경찰 수사를 받았고, 황창규 회장 역시 경영 고문을 부정하게 위촉해 각종 로비에 활용했다는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날 KT 이사회가 대표이사 경영 계약에 'CEO가 임기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한다'는 조항을 포함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했다는 분석도 나온다.김종구 KT 이사회 의장은 이에 대해 연합뉴스 통화에서 "경찰이 검찰에 사건을 송치한 지 1년이나 지났는데도 수사 착수가 안 되고 있고, 행위 자체도 본인이 주동적으로 한 행위가 아니라고 본다"며 "종합적으로 볼 때 (검찰 수사와 관련해) 직무수행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