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료 내년 10% 오른다

車보험료 인상은 사실상 무산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대다수의 보험료가 새해부터 크게 오를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내년에 실손보험료를 평균 9% 안팎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가입 시점에 따라 인상률은 차이가 있다. 실손보험은 2009년 10월까지 판매된 구(舊)실손, 2017년 3월까지 팔린 표준화실손, 2017년 4월부터 판매 중인 신(新)실손으로 나뉜다. 이 중 신실손 보험료는 소폭 인하, 구실손과 표준화실손은 대폭 인상으로 가닥이 잡혔다.

전체 실손보험의 92.6%를 차지하는 구실손과 표준화실손은 보험료가 10% 안팎 오른다. 표준화실손은 당장 내년 1월부터, 구실손은 내년 4월부터다. 올 상반기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출 비중)이 129.1%에 이르는 등 적자가 심해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보험업계의 주장이다.

정부는 건강보험의 보장 범위를 넓히는 ‘문재인 케어’를 시행하면 민간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이 줄어 실손보험료도 내려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병원들은 신종 비급여진료를 늘렸고, 실손보험 손해율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당초 업체들은 실손 보험료를 15~20% 올리길 원했지만 금융당국 눈치 때문에 인상률을 낮췄다. 금융당국은 실손 보험료 평균 인상률을 한 자릿수로 맞추라고 주문했다. 보험사들은 일부 가입자에겐 10%를 훌쩍 넘는 인상률을 적용하고, 일부 가입자는 덜 올리는 식으로 평균을 맞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내년 1월 1일로 예상됐던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무산됐다. 보험사가 보험료를 올리려면 보험개발원에 요율 검증을 의뢰하는 절차를 거치는데, 보험개발원이 결과 회신을 미루고 있어서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의 의중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