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4+1 공수처 '표 단속' 집중…"檢 특권 해체, 새시대 진입"

민주 "150표 이상 나올 것"…'단일안 반대' 바른미래 의원, 문자폭탄 받아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법안 처리의 출발선을 끊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표결을 하루 앞둔 29일 검찰 개혁의 당위성을 역설했다.여야 4+1 협의체에 포함된 바른미래당 당권파 일부 의원들이 공수처법안에 대해 공개 입장을 밝힌 뒤 일각에서 거론되는 공조 균열 우려에도 선을 그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검사는 죄를 지으면 0.1%만 기소되고 국민은 40%가 기소되는 현실은 정의롭지도, 공정하지도 법 앞에 평등하지도 않다"며 "검사도 죄를 지으면 일반 국민과 똑같이 공수처에 의해서 처벌받는 사회를 만들고 검찰의 특권이 해체되는 새 시대로 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번에 검찰 개혁을 완수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검찰 공화국이 된다"며 "국민에 의해 부름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칼을 쥐고 나선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짓는 일은 이제 여기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막바지 표단속에도 신중을 기했다.

바른미래당 주승용 국회부의장 등의 공개 반대에 이어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현재 상정된 공수처법에 반대하며 새로운 수정안을 발의하면서 마지막까지 변수가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수처 설치법안의 본회의 통과를 위한 의결정족수는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이다.민주당과 한국당이 제대로 표대결을 벌여 여야 의원 전원(현재 295명)이 출석할 경우 148명의 찬성 표가 필요하다.

국회법에 따라 30일로 추진 중인 다음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선 권 의원이 발의한 수정안이 '4+1'이 마련한 단일안보다 먼저 표결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권 의원 안에 대한 표결이 들어가도 '4+1' 단일안 마련에 참여한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측이 "4+1에서 논의를 끝냈는데 새로운 논의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라 가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권 의원 안에는 한국당 11명, 바른미래당 의원 15명, 무소속 4명 등 30명이 찬성했고, 여기에 나머지 한국당 의원 97명 모두 찬성한다고 가정해도 과반수를 확보하기엔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별도 최고위원간담회를 열어 표결을 앞둔 상황을 점검하고 공동안이 무난히 가결될 전망이라는 입장을 재확인 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내일 본회의 표결과 관련해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점검과 논의가 있었다"며 "이인영 원내대표는 최고위에 '4+1' 공조 체계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검찰개혁 3법 발의 과정에서 156인의 의원들이 공동발의자가 되어있다"며 "(표 확보 문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한편 '4+1'의 단일안에 반대 의사를 표한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여권 열성 지지자들로부터 쏟아지는 협박성 '문자 폭탄'에 곤욕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자 폭탄과 테러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몇천통의 문자 메시지를 지우느라 팔이 아플 정도"라며 "협박과 테러로 검찰개혁을 하자니, 세상에 이게 민주주의 나라인가"라고 토로했다.

박 의원은 "쏟아지는 협박성 문자에 전화기를 한때 '비행기 모드'로 돌려두기도 했다"고 전했다.

같은 당 김동철 의원은 이날 지인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어제부터 이 시간까지 저는 어떤 전화나 문자를 받지도, 보낼 수도 없는 상황에 처했다"며 "제가 민주당의 공수처법안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전화·문자 폭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참담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금 민주당의 공수처법안은 어떤 통제 장치도 없이 '제2의 중수부'를 부활시키는 것인데, 제게 전화와 문자 폭탄을 퍼붓는 행태는 '내 편은 절대 선', '네 편은 절대악'으로 보는 선악 이분법이자 '내선네악'"이라며 "중국의 문화대혁명 때 무고한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한 홍위병들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일갈했다.주승용 의원도 전화기를 꺼둔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