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비밀노트] 부킹닷컴 마케터 2인 "여행자와 마케터의 여행, 차이가 궁금하지 않으세요?"

김규리(28), 권상혁(29) 두 명의 마케터(어카운트 매니저)가 부킹닷컴에 입사한 이유는 단순히 여행이 좋아서가 아니다. 대학 시절을 모두 투자해 찾은 '가슴이 뛰는 일'이었고, 여행과 정보기술(IT) 산업의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출근길이 행복하고 설렌다는 그들을 만나봤다.
부킹닷컴은(Booking.com)?
1996년 암스테르담에서 설립한 부킹닷컴은 네덜란드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전 세계 최대의 여행 e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부킹홀딩스(Booking Holdings Inc.) 그룹사로 전 세계 70개국 198개 오피스에 1만700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한국에는 서울(2곳)·부산·제주 총 네 개 오피스가에서 15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부킹닷컴의 웹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43개의 언어로 사용할 수 있다. 전세계 227개 국가 13만4000곳의 여행지에서 총 2800만여개의 숙박 옵션을 제공한다.

[PROFILE]
김규리
1992년생
2016년 8월 가천대 관광경영학 졸업
2016년 8월 부킹닷컴 서울오피스 파트너 서비스팀 입사
토익 925점, 항공예약시스템 자격증, 미국 호스텔 온라인 웹사이트 인턴권상혁
1991년생
2016년 8월 부산경성대 국제무역통상학 졸업
2017년 2월 부킹닷컴 부산오피스 파트너 서비스팀 입사
토익 900점, 미국 물류회사 인턴

두 분 다 미국에서의 인턴 경험이 있습니다.
김규리= 23살 때 미국에서 1년간 인턴실습을 했습니다. 온라인 예약사이트 관련 회사였는데 손님 문의에 응답하는 일부터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숙소 사진을 보정하는 등 콘텐츠 제작까지 굉장히 많은 일을 했죠. 회사가 자체 숙소도 갖고 있어서 몇 달간 호텔 현장에서도 일하며 블로그 콘텐츠를 만드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해봤습니다.

권상혁= 군대 전역 후, 교내 스페인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스페인 말라가에서 교환학생을 먼저 경험했습니다. 교환학생으로 지내며 산티아고 순례길을 갔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해외생활에 큰 관심이 생겼어요. 또한 영어의 중요성도 체감해 미국 마이애미의 물류회사에서 다시 항공물류 포워딩 인턴 생활을 했습니다.

비자 취득 등 미국에서의 취업이 쉽지 않았을 텐데요.
김규리= 비자는 직접 알아보거나 에이전시를 통해 취득하는 방법 등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저는 에이전시를 택했는데, 지인을 통해 믿을 만한 에이전시를 소개받아서 J1비자를 취득했어요. 하지만 지인이 없다면 업체를 통해 다녀온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꼼꼼히 살펴서 선택하는 게 좋겠습니다.권상혁= 저는 국제무역을 전공했고 당시 회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능력이 영어였기 때문에 비자를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J1비자를 활용했지만, 우선 입사하고 싶은 회사부터 정한 후에 그 회사가 요구하는 비자를 발급해주는 곳이 어디인지 찾아보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여행업에는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나요.
김규리= 1년간의 인턴십을 마치고 다시 해외여행을 갔는데, 호텔에 묵으면서 ‘만약 내가 숙소 주인이라면 콘텐츠를 바꿀 텐데’,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정보를 다른 방식으로 올릴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활달한 성격이라 적성에도 잘 맞았고요. 영어에도 관심이 있어 통역 아르바이트나 봉사를 꾸준히 해왔는데,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진 셈이죠.

권상혁= 대학에 입학한 직후 태어나서 처음으로 간 해외여행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미국 서부에 갔는데, 당시 소비자로서 구글 지도를 처음 사용하면서 IT 기술이 여행에 점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부킹닷컴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김규리= 최근 한국에서 여행과 IT, 두 산업의 시장이 특히 커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두 산업이 접목된 일을 하고 싶었는데 그게 OTA(온라인 여행사)였죠. 그 중 부킹닷컴은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시대의 흐름을 타며 조금씩 자연스럽게 성장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하지만 대다수의 외국계 회사가 그렇듯이 회사 정보를 구하는 게 어려웠기 때문에 수시로 부킹닷컴 채용사이트에 들어가서 회사 문화를 보며 정보를 모았습니다.

권상혁= 미국에서 인턴십을 할 당시 부킹닷컴을 주로 사용하면서 많이 친숙해졌습니다. 특히 늘 생각하던 여행 관련 IT 산업에 가장 적합한 회사라고 생각했어요. 웹사이트도 들어가 보고 한국에도 오피스가 있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를 많이 연구했습니다.
■ 나만의 합격팁
김규리= ‘링크드인’이라는 글로벌 HR 사이트를 많이 활용했습니다. 입사를 원하는 회사나 업계 현직자들이 어떤 커리어를 쌓았는지 찾아보고,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나름대로 그리고 만들어갔습니다. 지원서 역시 이곳의 현직자들에게 첨삭받았습니다. 온라인으로 몇 번 인사를 나눈 정도였는데도 생각보다 정말 큰 도움을 줬습니다. 면접은 그룹 스터디로 준비했습니다.

권상혁= 외국인과의 면접이라는 낯선 상황에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외국인 친구와 모의면접을 하며 훈련했습니다.
부킹닷컴의 채용절차가 궁금합니다
김규리= 서류전형에서는 영어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제출했습니다. 그 뒤 인사팀과 영어 전화인터뷰, 팀장급인 시니어 어카운트 매니저와 지역사무소 대면 인터뷰, 최종 지사장 면접을 거쳤습니다.
전화인터뷰에서는 여행산업에 대한 관심 및 직무에 관한 이야기를 25분 정도 나눴습니다. 팀장면접 때는 지원서를 펼쳐놓고 ‘어떤 경험을 했고 무엇을 배웠는지’ ‘지원한 부서의 업무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으며 내 경험을 입사 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주로 말했습니다. 지사장면접 때는 본질적으로 ‘왜 부킹닷컴, 특히 이 부서에 지원하는지’에 대해 대답했습니다.

권상혁= 저는 전화면접 때 역할 면접(롤플레잉)도 했어요. 제가 손님이고 면접관이 호텔이거나 그 반대 상황을 가정해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연기했습니다. 특이한 것은, 면접관이 산업 동향이나 회사에 대해 묻기 보다는 온전히 나 자신에 대해서만 궁금해했다는 점입니다. 예로 ‘이 상황에서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앞으로 같은 상황에 부딪치면 어떻게 바꿔 대처할 것인지’ 또 규리 매니저와 똑같이 ‘지금 당장 입사한다면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할건지’를 주로 물었습니다. 회사의 같은 구성원으로서 면접자를 대하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다면.
김규리= 저는 지사장 면접 때 오히려 질문을 했습니다. ‘이 산업에서 일하면서 가장 좋은 점’ ‘이 산업을 계속 고집하는 이유’ 등을 여쭤봤죠.

두 분 다 한 번의 불합격 경험이 있습니다.
김규리= 처음에는 제주오피스 코디네이터로 지원했는데 팀장면접에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회사로부터 현재 부서로의 입사 제의가 들어왔고 다시 서류전형부터 시작해서 최종 입사했습니다. 지원부터 최종 합격까지는 약 2주가 걸렸습니다.

권상혁= 저는 제주오피스의 파트너 서포트 이그제큐티브(partner support executive)로 시작했어요. 한국 파트너를 돕는 9개월 계약직이었습니다. 당시 신규 업체 발굴이 주 업무였는데 성과를 꾸준히 냈습니다. 계약 기간이 끝나자 전환형은 아니었지만 마침 지금 부서의 채용공고가 나서 처음부터 같은 과정을 거쳐 정규직으로 최종 입사했습니다.

현재 어떤 일을 하십니까?
김규리= 현재 직함은 ‘어카운트 매니저’입니다. 어카운트란 숙박업체인 파트너를 말합니다. 부킹닷컴은 전 세계에 지사가 있고, 모든 지사가 자국의 파트너를 관리합니다. 제가 있는 서울오피스는 충청과 강원도 호텔을 관리하고, 저는 이중 140개의 파트너사를 맡고 있지요.
주 업무는 파트너가 부킹닷컴을 활용해 최대의 수익을 내도록 돕는 일입니다. 그래서 미팅도 많습니다. 매주 월요일에는 유관부서들이 모여 업무를 정리하고, 그 외에는 주로 파트너를 만납니다. 이때 중요한 게 데이터인데요, 회사가 가지고 있는 무수히 많은 빅데이터 중 해당 파트너에게 필요한 데이터를 뽑아내고 분석하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파트너의 상황을 미리 알아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해당 지역의 주변 상황은 물론 호텔 내부 상황도 잘 알아야 하죠. 이를 바탕으로 해당 파트너의 성과를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부킹닷컴을 어떻게 활용할지 제안하는 일입니다.

권상혁= 저 역시 150개 파트너를 관리하기 때문에 주중의 반은 외근을 합니다. 내부 미팅도 많습니다. 유관부서가 모여 각자의 업무를 공유하고 전략을 짭니다. 한꺼번에 모이기 힘들 때는 다 같이 새 전략이 필요한 지역으로 찾아가 워크숍을 하기도 해요.

어카운트 매니저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김규리= 부킹닷컴은 글로벌 회사로 전체 직원 수가 1만7000명에 이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의 특성이나 서로 다른 배경을 인정하고 잘 아우를 수 있어야 해요. 이들의 특성을 활용해서 업무에 적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양성’이 가장 큰 특징이라는 점에서 오픈마인드와 유연함도 필수 역량이죠.

권상혁= 매뉴얼대로 움직이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처음에 적응하기 조금 힘들 수도 있습니다. 늘 여러 내부 부서나 파트너와 협업하면서 돌발상황에도 잘 대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주 업무가 호텔관리여도 예약 방법에 관한 업무를 해야 할 때도 있는데 이런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할 줄도 알아야 하고, 실패를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일하면서 어려움도 있을 것 같습니다.
김규리= 새로운 업무가 튀어나올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정해진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다시 업무를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하고, 또 나라마다 적용되는 규칙이 다를 때도 있어서 일일이 찾는 게 어렵기도 합니다. 파트너를 관리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예약에 대해 고객의 불만이 없도록 우선 회사 내부의 데이터를 꼼꼼히 분석합니다. 우리가 놓친 것은 없는지 보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직접 해당 호텔 예약 사이트를 이용하면서 가격이 높다든가 사진이 잘못됐다거나 하는 결점을 찾아내야 합니다.

권상혁= 새로운 곳에 가거나 할 때 예상치 못한 상황이 자주 벌어집니다. 그때마다 스스로 질문하고 판단을 내려야 하는 부분이 쉽지 않습니다.
■ 부킹닷컴 직원에게 주어지는 혜택
‘부킹 베네핏(Booking Benefit)’이라는 복지 혜택이 있어 모든 직원들이 숙박 요금의 25%를 환급받는다. 직원의 친구나 가족에게도 같은 혜택을 주며, 직원당 연간 최대 1000유로(한화 약 130만원)까지 이용 가능하다. 이외에 근무지에 따라 점심식사 바우처 또는 레스토랑, 피트니스 센터 등에 추가 복지혜택도 있다.
현재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어떤가요?
김규리= 굉장히 만족합니다. 여행이라는 자체가 신나는 일이에요. 이 일을 하면서 이런 호텔엔 나중에 가보고 싶다며 설레기도 합니다.
회사 사무공간도 좋고 위치도 훌륭합니다. 파트너 미팅이 많은데 서울의 중심인 중구에 있어 이동하기 편합니다. 또 청계천부터 서울의 스카이라인이 보이기 때문에 휴식시간에 힐링도 되죠.

권상혁= 매일 출근길이 행복합니다. 정말이에요. 회사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인가’였는데, 그런 면에서 여행업 마케터에 100% 만족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규리= 도전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이 일을 하다 보면 어려움도 많고 도전할 일이 많은데, 극복하는 힘이 필요합니다.권상혁= 가슴이 뛰는 일인지를 스스로 반문해봤으면 좋겠어요. 단 가슴 뛰는 일이란 게 남에게 좋아 보이기 때문이 아니라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인지를 명확히 하시길 바랍니다.

이도희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 tuxi0123@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