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원/달러 환율 롤러코스터…연중 변동폭 110원 달해

내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 1,165원 안팎 전망 많아
올해 원/달러 환율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했다.연중 고점과 저점 차이가 110원 가까이에 달했다.

국내 성장세가 낮아진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홍콩 시위 등 재료가 위력을 떨친 한해였다.

전문가들은 내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을 올해와 비슷한 1,165원 안팎으로 전망했다.내년 한국 성장률이 올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오르는 데 그치면서 원화가 강세를 나타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56.4원에 거래를 마쳤다.

첫 거래일인 1월 2일 종가(1,119.0원)보다 37.4원 올랐다.원/달러 환율 종가 기준 연고점은 1,222.2원(8월 13일)이었다.

이는 2016년 3월 이후 최고치다.

연저점은 1,112.7원(1월 31일)이다.연중 변동폭이 109.5원에 이른다.

올 한해 원/달러 흐름을 보면 1∼3월에는 1,110∼1,130원대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그러다가 1분기 한국 경제가 전분기보다 역성장했다는 소식이 나온 4월 말에 단숨에 1,150원 후반대로 치솟았다.

성장률 하락에 미중 무역분쟁 격화 우려, 일본 수출규제까지 겹치며 투자심리는 악화 흐름을 이어갔다.
8월 들어서는 미중 갈등과 홍콩 악재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고, 원/달러 환율도 치솟았다.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까지 낮아지는 '포치'(破七) 현상이 발생하자 미국 재무부는 8월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했다.

이에 무역갈등이 환율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220원을 돌파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900대 초반으로 주저앉았다.

여기에 홍콩시위가 격화하며 중국 정부가 병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가세하자 8월 13일 원/달러 환율은 1,222.2원으로 올라 2016년 3월 2일(1,227.5원)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9월 들어서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이하로 내려가는 등 '숨 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이후 1단계 무역합의 소식에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하며 1,150원대까지 낮아지는 흐름을 보인 가운데 한해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내년 원/달러 환율이 올해처럼 급등세를 타진 않겠으나, 국내 성장세가 크게 회복하지 못하면서 연평균 1,165원 안팎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18년 연평균 환율(1,100.58원)보다 높고 올해(1,166.11원)와 비슷한 수치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하며 내년 원/달러 환율은 올해 4분기보다 낮아질 것"이라며 "2020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165원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내년 국내 성장률 회복세가 미약해 원/달러 환율이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하락하기 어렵다"며 "내년 환율은 1,110∼1,18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미중 분쟁 전개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향후 무역 갈등이 재점화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며 "일본 수출규제나 북한 관련 리스크 등 대내 불안 요인도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에 국내 성장률이 더 낮아져 환율이 계속 오른다는 예상도 나온다.

내년 성장률을 1.8%로 전망한 LG경제연구원은 연평균 원/달러 환율을 1,220원으로 제시했다.과거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서는 때는 외환 위기 등 국내외 경제 불안이 발생했을 때였지만, 한국의 장기적인 성장세가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되면서 원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는 게 LG경제연구원 설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