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CS, M&A재무자문 1위…리그테이블 최초로 '10-10클럽'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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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자본시장 결산▶마켓인사이트 12월 30일 오후 2시
변수 많았던 아시아나 매각 등
고난도 거래 잇따라 성사시켜
유럽계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가 2019년 국내 인수합병(M&A) 재무자문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자문을 담당한 CS는 국내 M&A 리그테이블을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재무자문 부문에서 연간 10건 이상, 10조원 이상의 자문 실적을 달성했다.30일 한국경제신문과 에프앤가이드가 공동으로 2019년 기업 M&A 및 자본조달 실적을 집계한 결과 CS는 M&A에 대한 총괄적 전략을 수립하고 딜을 주도하는 재무자문 부문에서 발표 기준(잠정협약 또는 본계약 체결 시점 기준으로 집계한 경영권 거래)으로 총 10건, 10조6476억원의 실적을 거둬 1위를 차지했다. 김앤장법률사무소와 삼일PwC는 각각 법률자문과 회계자문 부문 선두를 차지했다.CS, 고난이도 거래 연달아 성사
CS는 2017년 이경인 대표체제를 구축한 이후 매번 리그테이블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외국계 자문사 중 가장 많은 10건의 자문을 담당했는데, 이 중 5건이 1조원이 넘는 거래였다.올해의 핫딜로 평가받았던 아시아나항공(거래금액 2조5000억원)은 매각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할 만큼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CS는 매도자를 도와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인수(1조5000억원), SK네트웍스 주유소 사업부 매각(1조4000억원), MBK파트너스의 롯데카드 인수(1조3810억원), SKC의 KCFT 인수(1조2000억원) 등도 CS가 자문한 1조원 이상의 거래다.
CS는 SK실트론의 미국 듀폰 웨이퍼 부문 인수(5365억원)도 자문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 핵심 소재부품 업체를 사들일 수 있게 지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거래였다는 평가다.
모건스탠리는 연말 대규모 거래를 연이어 성사시켜 CS에 이어 2위에 올랐다. 4분기 최대어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우아한형제들(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인수(4조8000억원)와 MBK파트너스의 대성산업가스 매각(2조5000억원)을 자문했다.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알짜 M&A를 잇따라 자문하며 3위를 차지했다. 롯데그룹의 롯데카드(1조3810억원) 및 롯데손해보험(3734억원) 매각, 홍콩계 PEF 앵쿼에쿼티프라이빗에쿼티의 의료도매 업체 지오영 매각(1조619억원), 건강식품유통 업체 헬스밸런스 매각(2800억원) 등을 자문했다.
김앤장, ‘법률 자문 명가’ 수성
M&A 법률 자문 부문에서는 김앤장법률사무소가 ‘법률 자문 명가’로서의 자존심을 이어갔다. 올해 9건에 달하는 조 단위 거래를 포함해 61건, 25조3871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1위를 굳건히 지켰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M&A(1조5000억원) 등을 비롯해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KCFT 매각, 우아한형제들 인수, 대성산업가스 매각, 웅진그룹의 웅진코웨이 매각(1조7400억원), 미국 화장품회사 에스티로더의 닥터자르트 인수(1조3192억원) 등을 자문했다.법무법인 태평양은 김앤장의 반대편에 서서 우아한형제들, 닥터자르트 등의 M&A 거래를 법률자문하면서 2위에 올랐다. 태평양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법률자문도 맡았다.
회계자문 부문에서는 우아한형제들 인수를 비롯해 대성산업가스 매각, 유니슨캐피탈의 공차코리아 매각(3459억원) 등 다수의 대형 거래를 ‘싹쓸이’한 삼일이 67건, 20조8844억원의 실적으로 1위에 올랐다. 삼정KPMG는 34건, 14조9385억원 규모의 거래를 회계자문해 뒤를 이었다.
NH證, IPO·유증·리츠 등 다방면 성과
주식발행시장(ECM)에서는 NH투자증권이 21건, 1조5869억원어치 거래를 대표주관하며 3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켜냈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시스템(공모금액 4010억원)과 가구제조 기업 지누스(1691억원)의 대형 기업공개(IPO), 공모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인 NH프라임리츠(688억원) 등의 대표주관 실적을 쌓았다. 현대일렉트릭(1073억원), 헬릭스미스(1496억원), 두산중공업(4717억원) 등 대어급 유상증자도 대표주관했다.
2위는 1조1319억원의 실적을 낸 한국투자증권이었다. 건수만 놓고 보면 29건으로 1위였다. 올 4분기에만 롯데리츠(4299억원)와 현대에너지솔루션(576억원) 등의 IPO 대표주관을 했다.
3위는 바이오벤처 기업들의 IPO 및 일반 기업들의 우선주 발행에서 성과를 낸 삼성증권(5122억원·6건)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전환우선주 발행과 메드팩토 IPO를 대표주관했다. 4위는 KB증권, 5위는 대신증권이었다.
KB증권, 7년 연속 DCM 1위
채권발행시장(DCM)에선 KB증권이 7년 연속 왕좌에 올랐다. KB증권은 올해 총 454건, 21조3339억원어치 채권(은행채·특수채 제외) 발행을 대표로 주관해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이 증권사는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발행 물량이 쏟아진 일반 회사채시장에서 실적을 쓸어 담았다. LG화학(1조원), 포스코(1조원), LG유플러스(9900억원) 등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주관사로 참여했다.
NH투자증권은 연말까지 KB증권과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인 끝에 2위로 마감했다. 이 증권사는 올해 337건, 18조4030억원어치 채권 발행을 대표로 주관했다.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대기업들의 굵직한 채권 발행을 맡으며 대거 실적을 쌓았다.한국투자증권은 340건, 13조9603억원어치 채권 발행을 주관해 지난해와 같은 3위를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264건·11조346억원)와 SK증권(351건·9조4114억원)도 지난해와 똑같이 4위, 5위를 유지했다.
김리안/이우상/김진성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