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속 변화' 택한 금융사…사장단 유임·임원진 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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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 시달리는 유통사는금융과 유통업계에서도 올해 큰 폭의 임원 인사가 잇따랐다. 금융회사들은 사장단을 대부분 유임시키면서 임원진을 쇄신하는 ‘안정 속 변화’를 추구했다.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린 유통기업들은 사령탑을 과감하게 바꾸는 세대교체 인사에 나섰다.
사령탑 바꾸는 세대교체 인사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9명의 부행장급 임원 중 6명을 퇴임시켰다. 이번에 물러난 부행장은 모두 1960~1963년생이다. 세대교체 성격의 인적 쇄신이라는 설명이다. 이 중 신한은행만 따지면 부행장급 임원 7명 중 한 명을 제외하고 6명을 모두 교체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7일 부행장 4명을 모두 바꿨다. 그러면서 부행장 수는 2명 더 늘렸다. 신임 부행장 6명 중 가장 젊은 1966년생인 이재근 전무(53)를 이사부행장으로 발탁했다. 이사부행장은 부행장 6명을 아우르는 수석 역할을 한다.
메리츠화재는 장기보험 부문 임원 4명을 경질했다. 올해 상품 판매 과정에서 탈이 많았던 부문에 대해 책임자급 임원을 모두 갈아치운 것이다. 아울러 삼성화재 출신인 권대영 다이렉트 사업부문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만년 5위인 메리츠화재의 조직 분위기를 바꾼 점을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신한카드는 여성 인력에게 힘을 싣는 임원 인사를 했다. 진미경 상무(최고고객책임자·CCO)를 비롯한 임원 2명, 조직장 4명을 대거 발탁했다. 역대 가장 많은 여성 인력을 조직장급 이상으로 내세웠다. 여성 특유의 섬세한 관리 능력을 활용해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주요 유통업체들은 올 연말에 최근 10년 내 가장 큰 인사를 실시했다. 현대백화점그룹에서는 60대인 이동호 부회장과 박동운 사장이 동반 퇴진했다. 1980년대 중반 현대그룹에 입사해 현대백화점그룹의 전성기를 이끈 주역이다. 이들이 퇴진하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현대백화점 신임 대표에는 김형종 한섬 사장이, 한섬 대표에는 김민덕 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두 사람은 1960년대생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의 변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롯데그룹 인사에서도 14개 유통 계열사를 총괄했던 이원준 부회장이 물러나는 등 변화가 컸다. 롯데쇼핑 내 5개 사업부(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e커머스) 중 마트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사업부장이 바뀌었다.
정지은/안재광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