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설치법 통과, 극노했던 윤석열 총장…검찰 대응 '집중'
입력
수정
공수처 설치법, 문재인 정부 1호 공약공수처 설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직격탄을 맞게 된 검찰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게 됐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추진한 법안, 17년 만에 현실화
공수처 설치법 직격탄 검찰, 관심 집중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이 30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반발하는 가운데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합의한 공수처 수정안이 재적 176명, 찬성 159명, 반대 13명, 기권 3명으로 가결됐다. 공수처 설치는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이다. 이로써 노무현 정부 때부터 추진해온 공수처 설치가 17년 만에 현실화됐다.
본래 본회의는 이날 오후 6시 개의될 예정이었지만 한국당이 연단 농성을 하면서 34분에 늦쳐졌다. 자유한국당은 문희상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의원들의 자유로운 결정을 보장할 무기명 투표를 허용하라며 반박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의장석 및 단상 인근을 에워싸며 '인간 띠'를 만들었지만, 문 의장은 질서유지권을 발동했다.
결국 전자투표 방식으로 투표가 진행됐고, 한국당 의원들은 퇴장했다. 공수처의 핵심은 검찰의 기소독점주의 폐지다. 공수처가 검찰처럼 수사권과 기소권까지 모두 갖게 되기 때문. 무엇보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ㆍ기소권을 모두 갖게 됐다는 점에서 검찰의 권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공수처는 올해 4월 패스트트랙에 오른 후 줄곧 팽팽하게 엇갈린 논쟁을 이어왔다. 무소불위 권력의 검찰을 견제하고, 검사들의 비리를 수사하기 위해선 공수처에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입장과 검찰의 권력, 오남용에 제동을 걸겠다면서 '제2의 검찰'을 만드는 건 모순이라는 입장이 갈렸다. 공수처가 설치되면서 검찰이 내부 비리를 스스로 수사하는 '셀프 수사'는 사라지게 된다. 김학의 전 법무부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및 성폭력 의혹 등도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다. 또한 4+1 협의체 합의한 중 24조2항의 ' 공수처 이외의 수사기관이 고위 공직자 범죄를 인지한 경우 이를 즉시 공수처에 통보하도록 한다'는 조항은 '독소조항'이라고 규정하고 국회에 공식적으로 의견서도 제출했다. 검찰이 공수처 설치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드러낸 것.
대검찰청은 30일 "검찰은 4+1의 공수처법 합의안이 공개된 이후에 위 합의안에 범죄인지 공수처 통보 독소조항이 포함된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며 "독소조항에 대한 논의가 없었고, 이런 독소조항은 공수처를 수사기관이 아닌 정보기관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검찰총장도 공수처 설치법 통과 여부에 따라 대응 방침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 총장은 검찰이 '독소조항'이라고 규정한 수정안을 보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검찰 측의 대응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한편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던 당시 직권남용 혐의로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정수석으로 관계 기관과 협의하며 입법화를 위해 벽돌 몇 개를 놓았던지라, 만감이 교차한다"며 "국민의 여망을 받들어 검찰개혁의 상징인 공수처란 집을 지어주신 국회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 되돌릴 수 없는 검찰개혁의 제도화가 차례차례 이루어지고 있기에 눈물이 핑돌 정도로 기쁘다"는 글을 게재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